▲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기념하는 빛의 경계 행사하얀 풍선은 장벽이 있던 자리를 상징한다.
신희완
베를린이 특별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국가의 분단이라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만들어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장벽이 한 도시를 나누고, 두 개로 분리되고 그리고 다시금 그 장벽이 시민들의 손에 허물어져 하나의 도시가 되었다. 이 역사적인 사건은 한창 도시 마케팅이 유행처럼 일던 21세기 초 세계의 그 어떤 유명 도시들도 가질 수 없었던 독보적인 도시 홍보 소재로 줄곧 활용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그 역사적인 사건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베를린을 찾았다.
통일 이후 장벽으로 인해 버림받았던 땅은 하나, 둘 개발이 되기 시작했고, 장벽은 관광지이자 동시에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큰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모형 장벽이 만들어져서 기념품으로 판매되고, 장벽 조각은 그럴싸한 포장과 진품 증명서와 함께 비싼 가격에 팔리기 시작했다. 베를린 여행의 필수 목적지인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East Side Gallery), 체크 포인트 찰리(Checkpoint Charlie) 그리고 베르나우어 거리(Bernauer Straße) 일대에는 매일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장벽 혹은 기념비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2014년 11월 7일부터 9일까지,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맞이하여 베를린 시는 빛의 경계(Lichtgrenze)라는 특별한 행사를 선보였다. 장벽이 있던 자취를 따라 약 8,000개의 LED풍선을 설치하고, 마지막 날에는 하늘로 풍선을 날려 보내는 행사였다. 행사가 진행되는 3일간 사람들은 한결 더 편리하게 장벽의 자취를 따라 분단된 도시였던 베를린을 거닐었다.
이번에 소개할 이야기는 한 노인이 불법으로 농작을 시작해 이제는 아들이 대를 이어나가고 있는 베를린 장벽에 접한 한 도시농업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