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2월 19일 설날 아침이었다. 난 격일 근무로 일하는데 아침 7시 20분쯤이면 퇴근할 시간이다. 하지만 나 다음에 일할 설날 근무자는 경기도 송탄에서 살고 난 수원에서 산다. 설을 나눈다는 의미로 오전 근무를 양보했다. 아침 7시 30분 퇴근이지만 12시까지 근무하기로 했다. 고향에 갔다면 양보하지 못했을 일이다.아내는 전날인 18일부터 네팔이주노동자여성들과 함께 설날을 맞아 네팔에서 온 가수들과 코미디언 공연을 보러갔다. 저녁은 함께 공연을 보러간 이주노동자여성들과 어울려 식사를 했다고 한다. 설날에는 아내의 고향 '오컬둥가' 사람들이 모여 향우회 창립대회를 수원역 앞 매산시장에서 열기로 했다. 나는 추석에 고향에 가기 위해 설을 양보하고 근무 중이다. 큰사진보기 ▲오컬둥가 향우회 창립대회움푹 패인 돌이라는 이름 오컬둥가 향우회 창립대회가 열렸다. 행사 시작을 알리는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형효 밝아온 설날, 나는 기원한다. 누운 부처님처럼 평온한 새해가 되기를, 명상을 하시는지 온갖 시름을 다 이겨낼 것 같은 평화로운 사색이 굳건해 보이는 앉은 부처님의 모습처럼 강건하시기를, 오래된 참빗으로 머리를 빗던 분들 할머니, 어머니, 누이들의 정갈한 머릿결처럼 인간의 질서가 있는 새해가 되시길, 아내와 동자승 앞에 손 모은 마음 모아 기원해본다.오래 전 세계 최고봉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 아랫마을 사람들이 방앗간이 없을 때 움푹 패인 돌에 절구질을 해서 곡식을 넣어 방아를 찧어 먹고 살았다고 한다. '오컬'이란 움푹 패인을 의미하는 네팔어이고 '둥가'란 돌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 지역의 이름은 오컬둥가가 되었다. 나중에 그곳에서 태어난 네팔의 저명한 시인 시띠쩌런 쉬레스타(Siddhicharan Shrestha)씨는 자신의 삶은 오컬둥가에서 시작되고 오컬둥가에서 마감한다는 유명한 시를 지었다. 큰사진보기 ▲향우회 임원으로 선임된 15인과 참석자 이날 오컬둥가(움푹 패인 돌, 절구통)향우회 임원으로 선임된 15인과 참석자 50여명이 기념촬영을 했다.김형효 큰사진보기 ▲여성참가자들아내도 임원으로 선출되었고 이날 참석한 여성참가자들 네명의 모습이다.김형효 훗날 나라얀 고팔이라는 가수는 그 시를 노래하여 수많은 네팔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내의 친구이자 가수인 니샤 데샤르는 지난 2013년에 해당곡을 다시 불렀다. 그렇게 멀고 먼 사가르마타의 산 아랫마을 아내의 고향 사람들이 설날 수원에서 만났다. 자신들이 모여 스스로를 돕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나중에 고향 사람들끼리 의지할 방법을 찾아 모임을 결성했다. 덕분에 설날인데도 나는 오후 4시 30분이 지날 때까지 모임에 함께 하며 사진을 찍어주었다. 훗날 이 또한 네팔 사람들의 이주노동사에 한 장면이라 생각하고 사진을 찍고 동영상으로 만들어 전했다. 배경 음악은 네팔과 인연을 맺으며 알게 된 네팔 국가와 민요, '나의 삶은 움푹 패인 돌에서 시작되었다'고 노래한 메로 삐야로 오컬둥가(Mero Peyaro Okuldunggha)라는 곡으로 배경음악을 사용했다.외국인 아내의 향우회 결성을 축하하느라 애쓴 설날 오후 나는 잠깐 집에 들러 김포에 여동생 집을 찾아 저녁 8시에 도착해서 떡국을 먹을 수 있었다. 모두가 버겁다 생각하는 요즘 모두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방을 잃은 이 나라에 복을 올해는 꼭 찾아내어 우리 이웃과 형제와 사회와 민족이 나라의 안녕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큰사진보기 ▲지명유래가 된 돌, 향우회 대표 만싱 구릉 선임지명유래가 된 오컬둥가와 향우회 대표로 선출된 만싱 구릉 씨가 인사를 하고 있고 참석자들의 즐거운 모습이다.김형효 나는 설날 아침 아내의 고향 사람들을 생각하며 움푹 패인 돌, 우리네로 보면 절구통일지도 모르는 2년전 그곳에 가서 내가 보고 온 오컬둥가를 생각하며 시를 지었다. 오컬둥가 김형효움푹 패인 돌을 보면 눈물이 나내 눈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커다란 몸을 한 패인 돌이 온전히 자신의 몸을 내어 놓고 거기 곡식을 받아 안고자신의 몸과 함께 부딪혀 울때비로소 우리에게 알곡이 있었다.곡식을 한 움큼 쥐어 물고 밥알로 온 오컬둥가의 체온을 느낄 때 그때가 내게는 삼라만상과 하늘과 대지가 하나로 뭉쳐지는찬란한 희열이 넘치던 찰나였다. 찰나와 찰나로 나를 이어준 오컬둥가 오늘 우리는 오컬둥가의 부스러기와 부스러기로 만나 이제 다시 오컬둥가의 허물린 가슴이 되자.온통 질곡이던 시절에는 눈물 없이 밥을 지을 수 없었듯이 우리 이제 하나 둘 눈물로 만나 부스러기와 부스러기로 어우러지자.이제 내 고향 우리들의 고향 오컬둥가에 가서커다란 바윗돌이 되자.오! 오컬둥가오! 우리들의 사랑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네팔이주노동자 향우회결성 #오컬둥가(움푹패인 돌, 절구통)지역 향우회 #만싱 구릉 대표 선출 #먼주 구릉, 쉬리람 터무 #특별한 설날 네팔 노동자들 추천4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형효 (tiger3029) 내방 구독하기 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이 기자의 최신기사 2024 국제미술교류전 '아시아의 꿈'을 개최하기까지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아내의 나라 네팔 이주민노동자들과 보낸 설날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시퍼렇게 날 선 칼 갈고 돌아온 대통령, 이제 시작이다 나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유서 어느 중학생의 고백 "부모님,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18년 된 헌 아파트, 직접 고쳐 쓰니 새집 같습니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