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들의 졸업여행. 상봉역에서 경춘선을 갈아타고 가평으로 향하고 있다.
김형배
하지만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부모 없이 떠나는 2박3일 여행이 조금 더 수월할 수 있는 이유가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나들이가 일상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공동육아에서 나들이는 도시에서 사라져가는 자연을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자연으로부터의 호기심을 채워 주자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나들이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들을 배움의 대상으로 만나게 된다. 또 어른들이 지나쳐 버린 사물과 환경에서 놀이를 배워간다. 그리고 나들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간다. 아이들은 나들이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인식을 통합해나갈 수 있다.
나들이는 몇 가지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우선 일상 나들이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는 매일 오전에 2시간 동안 터전 밖으로 나들이를 간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을 때를 제외하고는 변함이 없다. 일곱 살 형님들은 네 살 동생들의 손을 잡고, 다섯 살 아이들과 여섯 살 아이들이 짝을 지어 나들이를 간다.
터전 중심으로 걸어서 20여 분 거리에 대여섯 곳의 나들이 장소가 있다. 나들이 장소는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 그때 그때 정한다. 나들이 덕에 아이들은 확실히 튼튼해진다. 우리 아이는 꿈꾸는 어린이집에 가기 전만 해도 5분 이상 걷는 것을 힘들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두 시간 정도 걸리는 등산 코스도 거뜬히 해낸다.
꿈꾸는 어린이집에서는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긴 나들이를 간다. 도시락이 담긴 가방을 메고 1시간 정도 걸리는 솔밭공원까지 걸어가서 한참을 뛰어 놀고 다시 걸어오기도 한다. 또는 한나절 동안 북한산 둘레길을 걸어다니며 자연을 만끽하고 돌아온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것들을 배우고 자연이 품운 소중한 생명들을 마주하며 성장해 간다. 체력의 상승은 그야말로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