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촘롱의 오후
정수현
사람들은 산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가리켜 '변덕스럽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오늘 하루를 돌이켜 보건데, '변덕스럽다'는 말을 산에게 함부로 붙여서는 안되겠습니다. 산의 날씨야 '다채롭다' 정도면 될 것 같고, 내 마음이야 말로 '변덕스럽다' 정도로는 모자라겠지요.
오늘 걸었던 롤러코스터 같은 길 이상으로 우리 인생도 굴곡이 있기 마련이고, 하루하루도 그런 변화의 연속입니다. 오르막 내리막, 기분이 좋고 나쁘고, 이런 생각이 일어나고 저런 감정이 일어나고… 수만 갈래로 일어나는 마음 그 자체의 변화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문제는 그 마음의 경계가 일어나고 작용하는 현상에 푹 빠져 버려서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입니다.
말(言)은 마음의 작용이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이지요. 그래서 심사가 꼬이면 꼭 말실수를 하게 마련입니다. 일어나는 생각을 바라보고, 일어나는 감정을 바라보고, 내 마음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히말라야의 유쾌한 일침이 말(馬)과의 추돌사고가 아니었을까요?
지나고 나니 내가 생각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슬랩스틱 코미디였습니다. 각진 마음을 씻어 주려는 듯 촘롱의 저녁에는 비가 시원하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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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떼 피하려다 밭두렁에 데굴데굴... 히말라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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