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채나영양, 5학년 채미영양, 1학년 채샤영양과 아버지와 어머니
이종득
지난 2일 사영양의 입학식이 열리기 30분 전, 동창초등학교에 도착했다. 홍천 읍내에서 100리 길이고, 내촌면 소재지에서 20리 길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야 동창마을(홍천군 내촌면 물걸리)이 나타난다.
동창마을은 <아베의 가족> 등으로 동인문학상과 현대문학상 및 이상문학상 특별상 등을 수상한 소설가 전상국 선생의 고향마을이다. 시집 <나는 사랑이란 말을 하지 않는다> 등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는 최돈선 시인의 고향이기도 하다.
동창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기미만세운동의 진원지답게 태극기가 가로수마다 꽂혀 펄럭이고 있었다. 학교 앞에 도착하자, 입학식이 열리는 학교 분위기가 아니었다. 너무나 조용했다. 사람의 발자국이나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교문에 덩그러니 붙어 있는 입학생 환영 플래카드마저도 외롭게 보였다.
"학교에서 가장 큰 행사가 졸업식이고, 입학식인데요. 올해는 졸업식도 혼자 했는데, 입학생도 혼자여서 아쉬움이 큽니다."지난해 동창초등학교에 부임한 채병덕 교장은 너무나 조용한 입학식을 준비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내보였다. 마을에서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입학식이 열리는 교실에서는 아이들의 밝은 얼굴과 웃음소리가 있었다. 애국가를 부르고, 선생님에게 인사하는 힘찬 목소리가 교실 안에 울려 퍼졌다. 참 밝은 아이들이었다. 선배들은 이제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샤영양에게 입학을 축하하며, '좋은 선배가 되겠다'고 한 사람씩 나와 포옹을 해주었다. 샤영양의 언니인 미영(5학년), 나영(6학년)양도 이 학교에 다닌다.
아이 셋을 키우는 다문화가정 아빠의 한숨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