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기초 지자체 무상급식 예산 '0원'은 경남뿐

전교조 경남지부 "홍준표 지사에 분노" ...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 중단 요구

등록 2015.03.03 17:32수정 2015.03.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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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경상남도만 무상급식(식품비) 지원을 한 푼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무상급식 지원 전면 포기하고 아이들에게 눈칫밥을 먹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홍준표 지사에게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경남도교육청이 파악한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무상급식 추진계획을 보면, 무상급식 예산이 한 푼도 없는 곳은 경남지역이 유일하다. 경남은 지난해까지 경남도교육청과 경남도청, 18개 시·군청이 일정한 비율로 무상급식 예산을 분담해 왔다.

그런데 올해부터 경남도·시·군청은 무상급식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말 새해 예산안 편성 때도 도·시·군청은 무상급식 지원 예산이 없었고, 최근 도·시·군의회에 제출한 추경예산안에도 마찬가지다.

 경남도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하지 않은 가운데,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24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불교부 처분 취소 소송을 통해 그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하지 않은 가운데,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24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불교부 처분 취소 소송을 통해 그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윤성효

경남도교육청이 파악한 바에 의하면, 서울시의 경우 구청 예산을 포함해 무상급식 예산 2341억 원을 편성했다. 지난해까지 편성하지 않았던 경기도는 237억 원을 편성했으며 시․군청 예산까지 포함하면 3069억 원이다.

전남은 도청 278억 원과 시군청 예산을 포함해 570억 원의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했다. 나머지 시도의 경우에도 광역․기초 지자체를 포함해 각각 109~763억 원의 무상급식 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이로써 전국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광역·기초 지자체는 경남뿐이다.

경남의 경우 올해 무상급식 식품 예산은 총 1125억 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예산은 경남도교육청 487억 원뿐이다. 경남도의회는 지난해 말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경남도교육청에서 편성했던 예산안 가운데 인건비·학교신축비 등 257억 원을 삭감하고 대신에 그 예산을 무상급식(예비비)으로 돌려놓았다.


그런데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2월 말 경남도의회에 추경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예비비로 돌려놓았던 257억 원을 당초 계획인 인건비·학교신축비로 편성해 놓았다. 이와 관련해, 3월에 열리는 경남도의회의 추경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경남도교육청과 의원들 간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지사는 무상급식은 교육청 예산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경남도교육청에 불용예산이 많기에 그것을 사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남도교육청은 "교육청 불용예산은 많지 않고, 경남도청과 시군청의 불용예산이 더 많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교조, '서민자녀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안' 중단 요구

경남도는 무상급식 지원 대신에 그 예산을 서민자녀 교육지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2월 26일 경남도에서 제출한 '서민자녀교육지원에관한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조례안이 만들어지면 경남도의 무상급식 예산 지원은 불가능하게 된다.

경남도·의회는 제안이유에 대해 "도내에 거주하면서 생활이 어려운 서민과 소외계층 자녀들에게 학력 향상을 위한 기본적인 교육경비 지원 등을 통하여 교육의 질 향상과 교육격차 해소 및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오후 창원종합버스버티널 앞에서 열린 경남도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무상급식 실시'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
28일 오후 창원종합버스버티널 앞에서 열린 경남도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무상급식 실시'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윤성효

3일 전교조 경남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도의회의 이번 조례안이 소외계층의 교육지원을 위한 진심어린 마음에서 나온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도청에서 우리 아이들의 무상급식지원을 위해 책정되었던 지자체지원금을 예비비로 전액 삭감하고, '경남형 서민자녀 교육지원사업'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추진되는 조례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보편적 복지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지금, 전국 17개 시도 중 무상급식에 대한 지자체지원금이 유일하게 '0'인 곳이 바로 경남이다"라며 "도교육청에 대한 지원금 삭감으로 인해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이나 신설학교 설립등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민자녀를 위해 학력 향상 및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사업이나 교육여건 개선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것인가! 이는 '보편적 교육복지가 아니라 서민적 교육복지를 하겠다'라는 허울 좋은 말로써 도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학교의 교육실태와 지역여건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곳은 교육청과 각 학교현장이다, 그럼에도 도교육청이나 지역교육지원청은 배제한 채 시군지자체간 합의와 논의만으로 졸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지원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를 배제하고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밝혔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무상급식지원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것의 다른 말일 뿐인 '경남도 서민자녀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안' 입법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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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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