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몰랐던 동아시아, 미술로 교감하다

'불협화음의 하모니' 전, 아트선재센터(1층과 3층)에서 3월 29일까지

등록 2015.03.16 13:47수정 2015.03.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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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에서는 지금 동아시아 미니비엔날레 같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한국, 중국, 대만, 일본 이들 나라는 역사적 경험과 정치적 이념의 차로 분쟁의 소지가 많으나 이 난제를 푸는 데는 역시 문화·예술적 접근이 안성맞춤이다. 2012년 마침 주한독일문화원이 '동아시아전' 안을 아트선재센터에 내놓아 성사됐다. - 기자의 말

독일 제안으로 동아시아 불협화음, 문화로 풀다


 '슈테판 드라이어(Stefan Dreyer)' 주한독일문화원장은 점심을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의 취지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번 전시에 초대된 작가, 큐레이터, 미술관 관계자도 참석했다
'슈테판 드라이어(Stefan Dreyer)' 주한독일문화원장은 점심을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의 취지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번 전시에 초대된 작가, 큐레이터, 미술관 관계자도 참석했다 김형순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등 동아시아미술을 동시에 소개하는 '불협화음의 하모니'전이 아트선재센터(율곡로)에서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동아시아 네 나라는 지리적 인접성과 역사적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서로 잘 모른다. 일본이 한국을 모르듯 한국도 일본의 잔인한 식민통치만 기억하지 단단한 기초과학과 선진문화가 있다는 걸 모른다. 대만이 40년여간 계엄령국가였고 장제스가 1947년 민간인을 2만7천여 명을 학살한 사실도 모른다. 어디 이뿐이랴.

그런데 뜻밖에 전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이 지역 상호간 몰이해와 무관심을 예술로 풀어낼 전시를 권유한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통일이 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프랑스와 함께 'EU'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유럽 경제부국이다. 독일은 분단을 역사로 겪은 나라라 그런지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지역공동체의 통합에 관심이 높다.

주한독일문화원은 2011년부터 아트선제센터가 DMZ를 공공미술관으로 보는 관점에서 기획한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전에도 관심을 보여 왔고 작년에는 재정지원과 함께 아트선재와 공동 큐레이팅도 했다. 한국기자 DMZ 투어에 독일기자, 독일문화원 관계자도 동참했고 이게 독일의 유력지 <슈피겔>지에도 기사화됐다.

이번 아트선재센터 첫 전시도 주한독일문화원의 제안으로 열렸다. 독일문화원 슈테판 드라이어 원장은 작가, 기자, 미술관 관계자를 초대한 자리에서 "이번뿐 아니라 앞으로 국경을 초월해 지역문화사업을 계속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그가 이상향을 추구하는 예술이 결국 세계평화에 기여한다고 보기 때문인 것 같다.


 아트선재센터 1층 로비 입구. 전시설명회에 참석한 주한독일문화원 관련자와 아트선재센터 관계자들 모습
아트선재센터 1층 로비 입구. 전시설명회에 참석한 주한독일문화원 관련자와 아트선재센터 관계자들 모습김형순

이제 독일은 경제만 아니라 문화에서도 최강국이다. 전 세계 예술가가 임대료도 싸고 작업환경이 좋은 베를린으로 모인다. 독일은 2015년 문화예산도 13억 4000만 유로(한화 약 2조원)로 유럽에서 최고이고 문화관련 국가예산증액도 가장 높다.

독일은 지구상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고 경제적으로도 미국과 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축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동아시아는 사상과 종교와 문화의 측면에서도 유구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21세기 지구촌시대에 큰 역할을 기대하며 독일은 이 나라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가지려 하는 것인가.


어쨌든 주한독일문화원은 이번에 한국의 '김선정', 중국의 '캐롤 잉화 루', 대만의 '황젠헝', 일본의 '가미야 유키에' 큐레이터를 초대했고, 한국, 중국, 대만, 일본의 유망작가를 각각 2명~4명까지 초청했다. 서울에 이어 순회전도 이어진다.

상호소통이 부족한 동아시아의 더 긴밀한 교감을 촉구하는 의미로 제목이 '불협화음의 하모니'가 나왔다. 이번에 초대작가들 모두 대단한 역량을 갖췄으나 공간의 제약으로 그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하여간 지금부터 아트선재센터 1층과 3층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4개국 전시를 나라별로 간단히 감상해보자.

한국 - 전시서곡, 비가시세계 주목, 지배구조해체

 김소라(Sora Kim) I '예측 불가한 종착점을 향한 한 점의 종잡을 수 없는 곡류 운동' 종이 2015[오른쪽 아래] 구정아(Koo Aeong A) I '당신이 하는 일을 당신은 왜 하는가' 108개의 링 자석 설치작품 2015
김소라(Sora Kim) I '예측 불가한 종착점을 향한 한 점의 종잡을 수 없는 곡류 운동' 종이 2015[오른쪽 아래] 구정아(Koo Aeong A) I '당신이 하는 일을 당신은 왜 하는가' 108개의 링 자석 설치작품 2015김형순

우선 한국 작가부터 보자. 첫 번째 작가는 김소라, 그는 개념작가이자 설치작가다. 동아시아 작가들이 서로 대면하기기 쑥스럽고 뭔가 낯설게 느껴질 때 한 장의 낙서 같은 글을 종이접기로 만들어 보낸 작품이랄까. 제목이 '예측 불가한 종착점을 향한 한 점의 종잡을 수 없는 곡류운동'인데 난해시 한 구절을 읽은 착각이 든다.

터무니없는 작품명이나 어찌 보면 이번 동아시아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든 판에 부지불식 간에 이번 전시의 윤곽을 제시하는 텍스트아트 같다.

두 번째 작가는 구정아, 제목이 '당신이 하는 일을 당신은 왜 하는가?'이다. 작가가 관객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방식이다. 이 설치작품에는 자석 108개가 들어가는데 작가가 여기서 '자석이 보이지 않게 작동하듯 관객에게도 우리 주변에 보이지는 않게 작동하는 것이 많다는 것을 예의주시하라는 주문을 한다.

구정아 작가는 작업할 때에 벽, 문, 창 같은 건축적 요소도 도입하고 또한 시각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소리, 냄새, 온도 등 이용해 공간에 생기와 영혼을 불어넣는다. 이 작가는 장소 특정적 작품이 많고 공간개입과 관련된 실험을 즐긴다.

 함양아(Yang Ah Ham) I '넌센스 팩토리-팩토리의 지하' 비디오와 플랫폼 2010-2015. 왼쪽아래 영상에는 눈에 띄지 않게 우리나라를 지켜나가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보인다
함양아(Yang Ah Ham) I '넌센스 팩토리-팩토리의 지하' 비디오와 플랫폼 2010-2015. 왼쪽아래 영상에는 눈에 띄지 않게 우리나라를 지켜나가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보인다김형순

세 번째 작가는 함양아, 그가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넌센스 팩토리-팩토리의 지하'이다. 이 작가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배 갑판 같이 생긴 이 작품 위를 올라가면 그 밑바닥이 타원이라 흔들린다. 우리가 얼마나 어지러운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바로 깨닫게 해준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사회에서도 또한 균형을 잡아주는 이들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렇다고 그들이 대단한 인물은 아니고 장인들 예컨대 조폐공사에서 5만 원 권 진위를 감별하는 사람이나 고서를 복원하는 사람 등등 사회에서 묵묵히 한 몫을 해나가는 일반인이다. 작가는 이들을 주시하며 그들의 소명과 직업의식을 지지한다.

함양아 작가는 이런 설치작품 이외에도 조각, 퍼포먼스, 영상 등 다른 장르에도 도전한다. 그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이념, 종교, 자본, 권력 등과 같은 사회구조를 조명하고 그 속에 담긴 허구적 실체와 그 경계를 허무는 작품경향을 보인다.

중국 - 디아스포라, 장애인, 회고주의, 열악한 노동조건

 저우자오(Zou Zhao) I '중국어는 언어가 아닙니다. 존 핸슨 끼어들다' 라이브 퍼포먼스 비디오 2015
저우자오(Zou Zhao) I '중국어는 언어가 아닙니다. 존 핸슨 끼어들다' 라이브 퍼포먼스 비디오 2015김형순

이번에는 중국 작가 우선 저우자오를 보자. 26살의 신세대 작가로 이번에 '중국어는 언어가 아닙니다. 존 핸슨 끼어들다'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중국 고전시에 나오는 단어 하나 하나를 영어로 직역해 보는데 그 뜻이 잘 전달이 되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고 갑갑해 하다가 그런 소통의 난맥상을 이런 퍼포먼스로 옮긴 것이다.

이 작가는 중국에서 자랐고 영국에서 공부했지만, 자신의 처지가 갑자기 '디아스포라'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인가. 이런 과정 속에서 언어적 소외와 문화적 단절감이 뼈저리게 느낀 모양이다. 20세기는 이산과 난민시대, 디아스포라는 이제 남 얘기가 아니다. 하긴 현대미술의 주제로 '디아스포라'와 '노마디즘'을 빼놓을 수는 없다.

두 번째 작가는 우창, 그는 현재 LA에서 활동하고 있고 2014년 '이마젠 최우수 단편상'을 받은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올바른 진술의 형상' 같은 그의 작품이 영국 테이트 모던 등에서 소개된 바 있다. 자폐증 환자가 주인공인데 사회에서 외면 받거나 차별받기 일쑤인 이들 장애인의 입장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영상이다.

 류딩(Liu Ding) I '2013년의 칼 맑스' 비디오 사진 각각 122×105cm 아래 벽 모니터(13분 40초) 2014.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작가 류딩(왼쪽에서 2번째). 뒷면 벽왼쪽에 붙은 건 하이게이트 공동묘지 입장권을 확대한 것이다
류딩(Liu Ding) I '2013년의 칼 맑스' 비디오 사진 각각 122×105cm 아래 벽 모니터(13분 40초) 2014.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작가 류딩(왼쪽에서 2번째). 뒷면 벽왼쪽에 붙은 건 하이게이트 공동묘지 입장권을 확대한 것이다 김형순

세 번째 작가 류딩, 그는 중국개방 이후에도 옛 향수에 빠져 사는 중국고위층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이들은 유럽순방 때마다, 맑스 동상이 있는 런던 '하이게이트 묘지' 순례를 빼놓지 않는데 작가의 눈에는 이게 퇴행적 회고주의로 비췄나 보다.

류딩 작가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 살면서도 우리인간은 여전히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기 힘듦을 중국 관료의 이런 행동을 통해 꼬집는다. 이 공동묘지는 인적이 드문 곳이라 입장이 무료였으나 갑자기 중국인 방문자가 늘자 유료화되었단다.

네 번째 작가는 홍콩에서 활동하는 량즈워, 그가 이번에 선보인 작품은 '계속해서 싸워야 한다'이다. 홍콩정부 앞에서 국제노동규약에 따라 외국노동자도 자국노동자처럼 최저임금제가 적용돼야 하고 가사노동도 재화가 돼야 한다는 구호를 외친다.

총탄자국 있는 벽을 찍은 영상작품이 나오는데 이 작품은 불빛이 강하면 강해질수록 그 총탄자국이 점점 더 흐려져 안 보이는데 노동운동도 이처럼 도시의 휘양 찬란한 네온사인 속에서 파묻혀 사람들 안중에서 멀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대만 - 이념주의의 허상 고발, 대만의 국제적 역할

 천제런(Chen Chieh-jen) I '제국의 국경 II_웨스턴 엔터프라이즈 주식회사' 35m 필름 3채널 비디오 다큐멘터리 2010. 싱글채널(70분 12초), 더블채널(각각 5분45초)
천제런(Chen Chieh-jen) I '제국의 국경 II_웨스턴 엔터프라이즈 주식회사' 35m 필름 3채널 비디오 다큐멘터리 2010. 싱글채널(70분 12초), 더블채널(각각 5분45초) 김형순

이번에는 대만 작가 천제런를 보자. 그는 제도권 밖에서 게릴라방식으로 타이베이에서 활동하는 작가다. 그는 한때 민주화와 내전반대와 국공평화회담을 주장 등을 요구하며 기존체제에 저항하다 용공분자로 몰려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대만의 역사도 우리만큼이나 험난하다. 1947년 2월28일, 국민당 장제스가 민간인을 무려 2만 7천여 명이나 학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1949년부터 계엄령이 선포되고 그것이 1987년까지 이어졌다. 그 기간에 정부공식추산(미술관자료)에 의하면 약 8000명이 살해 당했고 14만에서 20만 명이 정치적 이유로 실형을 받았단다.

천제런 작가의 부친도 미국이 지원하는 '구국반공단체(NSA)'에서 활동했으나 그 결과는 이념주의의 희생자가 될 뿐이다. 작가는 이런 극단의 냉전과 반공메커니즘을 거부하고 현실감각으로 재편한 '다시쓰기'같은 연작 등을 통해 이를 폭로한다.

두 번째 작가로 덩자오민을 소개한다. 미국 MIT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한 그는 본토 중국작가와는 다른 입장이다. 그는 '위기가 기회'라며 2024년 올림픽은 꼭 대만에서 열려야 한다는 열망으로 몇 종류의 기발한 포스터를 만들었다.

그 중 한 포스터에는 일직선에 놓인 북경, 서울, 동경의 지도를 그려놓고 올림픽이 여기서 다 열렸으니 삼각형 모양의 균형 잡힌 지역배분을 위해서도 타이베이가 이제는 올림픽이 열릴 최적의 장소라고 주장한다. 그게 올림픽정신에도 맞는단다.

한국(3명), 중국(4명), 대만(2명), 일본(3명) 작가소개 [기사순]
[한국] 김소라(1965-) 서울대학교 조소과와 파리국립미술대학 졸업. 2013년 개인전 '세발로 걷기: 코펜하겐' 2012년 '추상적 걷기: 아트선재센터', 2010년 '김소라 개인전: 아뜰리에 에르메스(서울)'
구정아(1967-) 서울출생으로 공간개입과 관련된 작업. 파리국립미술대학 수학했다. 2005년 '에르메스 미술상'을 수상. 1999년, 2003년,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참가했고 2012년 '개인전: 독일 뒤셀도르프'
함양아(1971-) 서울대 서양화과 뉴욕대 미디어아트로 석사. 설치, 오브제 등 다매체 실험 2008년 '에르메스 미술상'과 2010년 '개인전: 아트선재'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선정.

[중국] 저우자오(1989-) 신세대 작가로 런던 슬레이트 대학과 골드스미스 대학원 졸업.
우창(Wu Tsang) 미국에서 활동 2012년 휘트니비엔날레 참가. LA 아웃페스트 영화제에서 대상수상
류딩(1976-) 2012년 타이베이비엔날레와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중국관)에 참가.
량즈워(1968-) 1991년 이탈리아유학, 1997년 홍콩 중문대 미술학 석사 홍콩시립대 미디어학과 조교수
[대만] 천제런(1960-) 대만의 반체제작가. 폐쇄된 공장지역에서 세트를 만들어 영상작품 등 제작
덩자오민(1977-) 미국 MIT 컴퓨터공학과 미디어아트를 공부하다. 2014년 타이베이에서 개인전

[일본] 치바 마사야(1980-) 2005년 다마 미술대학졸업(유화전공) 2013년 '단체전: 모리미술관' 참가
다카미네 다다스(1968-) 기후 현립(縣立)국제정보예술아카데미에 공부했고 독일에서 레지던시 참가
다나카 고키(1975-) LA에서 주로 활동한다.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일본관) 대표 작가로 선정. 국가관이 수여하는 '특별언급상'을 수상. 2015년 '독일은행(Deutsch Bank)' 올해의 작가 선정.

일본 - 핵 문제, 불안사회 고발, 화음의 유토피아 [5]

 치바 마사야(Masaya Chiba) I '토하는 머리' 캔버스에 유화 127×110cm 2011
치바 마사야(Masaya Chiba) I '토하는 머리' 캔버스에 유화 127×110cm 2011 김형순

그러면 이제 4번째 국가 일본의 작가를 보자. 먼저 치바 마사야를 소개한다. 그는 일본사회의 황량함을 주제로 삼았다. 위 작품 '토하는 머리'에서는 일본인이 최고 선호하는 식품인 카레와 된장국을 머리에 부어도 소화시키지 못하는 육체행위의 결과를 통해 일본사회가 얼마나 정서적으로 결핍이 많은지를 회화로 형상화했다. 

두 번째 작가는 다카미네 다다스, 그의 주제는 핵 문제로 탈핵을 선언한 독일과 그렇지 않은 일본이 핵을 대하는 태도에서 차이점을 비교한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 문제를 독일의 경우 차분하고 접근하는 반면 일본은 소란스럽게 받아들인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왜 그런 차이가 생길까 관객에게 되묻는다.

 다나카 고키(Koki Tanaka) I '피아니스트 다섯이 한 번에 연주하는 피아노(첫 번째 시도)' 협업작업 기록영상 57분 2012
다나카 고키(Koki Tanaka) I '피아니스트 다섯이 한 번에 연주하는 피아노(첫 번째 시도)' 협업작업 기록영상 57분 2012김형순

세 번째 작가로는 다나카 고키를 소개한다, 그는 이번 주제에 가장 부합되는 작품을 선보인다. 화면에 클래식이나 재즈 등 음악을 전공한 5명의 사람이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는데 그 소리가 예상 밖으로 조화롭다. 이는 마치 동아시아작가들이 이번 제목처럼 전시를 통해 시각적 화음을 내는 것 같아 의미심장하다.

끝으로 1층 로비 한 코너에는 이번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해 네 나라 큐레이터가 그 나라 작가 및 학자 1명씩을 선정해 "아시아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풀어갈지"를 묻고 답하는 형식의 인터뷰 영상도 마련되었다. 한국 편에는 김선정 큐레이터와 박찬경 작가 그리고 오승렬 중국전문가의 대담이 나온다.

www.goethe.de/ins/kr/seo/prj/har/itv/enindex.htm [주한독일문화원자료]

 히만 청(Heman Chong)은 설치작가이면서 전시장에 서사를 풀어내는 이야기꾼(storyteller)이다
히만 청(Heman Chong)은 설치작가이면서 전시장에 서사를 풀어내는 이야기꾼(storyteller)이다김형순
그는 '영국왕립미술학교' 출신으로 그림을 이야기로 풀어가는 작가. 그는 최근 모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왜 연관성 없어 보이는 이야기와 시각이미지를 뒤섞는 전시를 하느냐고 묻자 "우리 삶은 혼란 덩어리다.

우린 어수선한 상태에서 뭔가를 포착한다. 우리가 가치를 판단하기도 전에 벌써 또 사건이 터진다"라며 관객이 자신의 작품을 접근할 때도 그런 즉흥적이면서 돌발적인 발상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는 전시장 자체를 하나의 캔버스로 보고 전시장을 마치 사람인양 의인화해 그에게 말도 걸고 전혀 엉뚱하고 예측불허의 제안도 해 보라고 권한다.

또한 과거에는 붓이나 물감으로 화가가 캔버스에 뭔가를 그렸지만 이제는 관객이 작가의 입장이 되어 추리소설을 쓰듯 상상력을 발휘해 텅 빈 전시장을 그 나름대로 뭐든 채워보라고 부추긴다. 그러니까 작가는 전시장에 작품을 제시하는 것뿐이지 그 나머지 부분은 관객이 완성해야 한다는 방식이 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미술 감상에서 기존의 소극적 태도를 탈피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맛보게 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는 주장이다. '데리다'가 말하는 '상호텍스트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는 말인가. 물론 전시장에서 이렇게 관객을 유도하는 기술은 전적으로 작가의 역량에 달려 있다.

[작가소개] 히만 청(Heman Chong 1977-)은 미술가이면서 저자이다. 싱가포르 테마섹(Temasek)공과대학과 영국왕립미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는 이야기를 시각예술로 번역하는 작가로 회화, 설치, 퍼포먼스, 글쓰기, 전시 기획 등 활동분야를 다양하다. 공상과학소설 <필립>을 공동저술하다.

덧붙이는 글 아트선제센터 종로구 율곡로3길 87번지 02)733-8945 www.artsonje.org
이번 전시관련 주한독일문화원 홈 페이지 웹사이트: www.goethe.de/harmony
작품설명 및 안내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3시, 4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2시, 3시, 4시, 5시 설명
#슈테판 드라이어 #함양아 #천제런 #다나카 고키 #히만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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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 현대미술을 대중과 다양하게 접촉시키려는 매치메이커. 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나 뉴스 취재. 최근에는 백남준 작품세계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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