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영국 대사관저에서 ‘애스턴 마틴(기흥인터내셔널)’ 공식 런칭 행사가 진행됐다. 사진
(맨 왼쪽부터) 패트릭 닐슨(Patrick Nilsson)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이사, 마렉 라이히만(Marek Reichman) 애스턴 마틴 디자인 총괄 책임, 이계웅 기흥인터내셔널 CEO, 율리히 베즈(Ulrich Bez) 애스턴 마틴 이사회 의장(전 CEO), 찰스 헤이(Charles Hay) 주한 영국 대사
김종철
20일 낮 서울 중구 영국대사관. 이곳에 첩보영화 007에서 봤을 법한 슈퍼카가 등장했다. 영국의 정통 스포츠카인 '애스턴 마틴(Aston Martin)'이 모습을 드러낸 것. 007 영화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자동차로 알려진 디비9(DB9) 을 비롯해 뱅퀴시, 라피드 에스 등 3대의 자동차가 나란히 서 있었다. 차 한 대당 2~3억 원을 넘나드는 슈퍼카들이다.
하지만 이날은 '슈퍼카'가 주인공이 아니었다. 이미 작년 9월 한국에 소개됐던 모델이었고, 현재 판매 중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언론의 관심은 '애스턴 마틴'의 이름을 둘러싼 논쟁이었다.
애스턴 마틴을 수입해 판매 중인 크레송 오토모티브 쪽은 이날 법원에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반면 영국본사와 공식 수입 계약을 마친 기흥 인터내셔널 쪽은 "애스턴마틴 이름 사용은 본사 차원에서 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기흥 인터내셔널 "내 아들을 아들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심정"기흥 인터내셔널의 강태우 이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마디로 내 아들이 여기 눈 앞에 있는데 아들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강 이사는 "(크레송쪽에서) 작년에 '애스턴마틴 서울'이라는 이름을 등록한 이후 내부적으로 상호사용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본사와 공식 수입계약을 맺은 이후 '에스턴 마틴'이라는 이름 등을 쓸 수 있는 곳은 우리뿐"이라며 "본사 차원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법적 대응을 하고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장에 나온 패트릭 닐슨 아시아태평양 총괄이사도 "애스턴 마틴의 공식 딜러사는 기흥 인터내셔널 한 곳뿐"이라며 "이밖에 애스턴 마틴의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법적인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는 "어떤 제품이든 외국에서 수입해 판매할 수는 있다"면서 "그럼에도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애스턴 마틴의 공식 수입업체는 기흥 인터내셔널이며, 각종 리콜 등 소비자와 문제가 생겼을 때의 책임도 우리가 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럽과 FTA(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차량 가격 등에서 우리가 훨씬 유리하다"면서 "소비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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