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들 정말 무대체질인가 봐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난 수원시 송죽동 난타수강생들

등록 2015.03.21 11:22수정 2015.03.2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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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 수원 송죽동 주민센터 문화강좌 난타수강생들의 달라진 모습
난타수원 송죽동 주민센터 문화강좌 난타수강생들의 달라진 모습하주성

송죽동(경기도 수원시) 난타 팀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올 3월 초이다.

수원시 장안구 송원로 41번 길 16-21(송죽동)에 소재한 송죽동 주민센터 지하연습실에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회원들을 만났다. 정원 15명이 들어가 연습을 하기에도 빠듯할 연습실에서, 서로 북채와 팔을 부딪치며 연습을 하는 난타 수강생들을 보면서 좀 더 넓은 장소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난타 수강을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모두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연습을 하다 보니 절로 정이 들었다. 송죽동 난타모임의 유일한 남성인 박경빈(64) 회장은 단원들의 노력에 비해 악기가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들은 다시 만난 것이다.

처음에는 솔직히 딴 사람들인 줄 알았다. 단체로 같은 옷을 입고, 소리가 먹어 제대로 나지도 않는 북을 치는 모습이 전에 보았던 수강생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들은 일 년이면 10여 회에 가까운 공연을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당시 이들의 솜씨는 그렇게 대단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황진이 가요 황진이에 맞춰 춤까지 추면서 북을 치고 있다
황진이가요 황진이에 맞춰 춤까지 추면서 북을 치고 있다하주성

타글타글 타글타글이라는 동아리 명칭까지 만들어 공연을 하고 있는 송죽동 난타 수강생들
타글타글타글타글이라는 동아리 명칭까지 만들어 공연을 하고 있는 송죽동 난타 수강생들하주성

이건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 

이들을 두 번째로 만난 것은 지난 2월 29일 오후 4시,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위치한 호텔 리젠시 2층에서 열린 '코리안드림 실현을 위한 평화통일 경기도 전진대회'장이었다. 이곳에서 난타 북을 옮기는 운반비도 받지 않고 무료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송죽동 난타 팀. 봉사를 하기 위해 '타글타글 난타동아리'라는 동아리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식전 행사로 나온 난타 팀은 전에 보았을 때와는 영 딴판이다. 처음에 무대에 오른 5명의 회원들은 가요 '황진이'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북을 친다. 가운데 세 명은 황진이 복장을 하고 양편에 두 명은 단원복장을 했다. 그런데 이들이 북을 치면서 연희를 하는 것을 보니 전에 보았던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연습시간도 많이 갖지 못했을 텐데 프로는 아니라고 해도 준 프로실력에 가깝다. 구경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어깨짓을 하면서 즐긴다. 12명이 행사에 참가를 했다고 하는데 모두 세 파트로 나누어 공연을 가졌다.

휘모리 음악도 없이 8명이 빠른 장단을 치고 있다
휘모리음악도 없이 8명이 빠른 장단을 치고 있다하주성

난타 송죽동 타글타글 난타 동아리 회원들이 무음악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난타송죽동 타글타글 난타 동아리 회원들이 무음악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하주성

"이 분들 정말 무대체질인가 봐요"


사회자가 안내를 하면서 연습한지 8개월 정도 되었다고 한다. 난타를 시작한 지는 그보다 오래되었지만 신입으로 가입을 한 회원들의 연습기간이 그 정도 되었는가 보다. 하지만 이들이 무대에서 펼치는 공연은 정말 귀를 의심하게 만든다. 그 정도로 북을 치면서 하는 동작들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알만하다.

"아니 8개월 밖에 안 되었다는 분들이 저렇게 잘하나요. 아무리 보아도 저분들 무대체질인가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신바람 나게 공연을 할 수가 있어요. 더구나 음악도 없이 박자를 저렇게 잘 맞추고 있는데 말이죠."

타글타글 난타동아리들의 끝 공연은 음악도 없이 무반주로 8명이 무대에 올라 빠른 장단으로 북을 두드리는 공연이었다. 모두 세 파트로 연희가 된 공연 중에 단연 으뜸이다. 음악이 없이 장단만을 친다는 것이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휘모리'라는 제목으로 8명이 일사불란하게 북을 두드리는 장단에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기념촬영 공연을 마친 타글타글 동아리 회원들
기념촬영공연을 마친 타글타글 동아리 회원들하주성

"저는 무대에 오를 때마다 가슴이 뛰어요. 전날부터 걱정이 되어서 잠도 설쳤고요. 그래도 북채를 잡고 북을 치기 시작하면 어디서 힘이 나나 모르겠어요. 신명이 있다고 하더니 이런 것인가 봐요."

난타 공연을 마치고 나온 한 회원이 하는 소리이다.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기념촬영을 부탁하는 타글타글 난타동아리 회원들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낀 것은,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네이버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타글타글 #난타 동아리 #수원 #송죽동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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