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반려동물 '뚱'이필자가 작년 여름까지 함께 지내던 반려동물 뚱이다. 약 2-3년을 함께 했다. 건강악화로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까지도 필자에게는 소중한 존재다.
강혜원
내가 어렸을 적 맨 처음 '특이하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여섯 살 무렵 설 명절을 맞이해 시골을 갔을 때다. 당시 나는 자연 환경이 잘 보존돼 있던 시골에서 뛰어 놀던 중 작은 도마뱀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렇게 나는 멜빵 바지 앞 작은 호주머니에 그 친구를 시골 집으로 데려갔다.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도마뱀을 꺼내놓는 나를 보며 온 가족이 기겁하며 "취향 참 특이하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그 작고 귀여운 친구를 보고 느꼈던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할 대상이 없다는 것에 잠시나마 외로움을 느꼈다. 어찌 됐건 여섯 살의 나는 그렇게 작고 귀여운 도마뱀과의 만남을 통해 파충류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파충류에 대한 사랑을 매번 파충류 전시회 등에 가는 것으로 풀어왔던 나는, 성인이 된 후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비어디드래곤'이라는 도마뱀을 2년여 정성을 다해 키웠다. 이름은 '뚱'이었다. 표정이 항상 뚱한 게 너무 사랑스러웠다. 뚱이를 키울 때도 주변에서 참 말이 많았다. 대다수의 사람은 '이해가 안된다, 왜키우냐'는 식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그 지겨운 한마디, '넌 참 취향이 특이하다'. 나는 도대체 내가 왜 특이한 사람이 돼야 하는지 너무 억울했다.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기에 다양한 반응이 발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 뚱이를 보고 징그럽다고 하는 그들은 내 입장에서 보면 너무 특이한 존재였다. 아니, 더 자세히 말하면 뚱이를 보고 징그럽다고 하는 그 자체보다 뚱이를 반려 동물로 받아들이고 열과 성을 다해 돌보는 나를 향해 아무렇지 않게 징그럽다는 혐오의 말을 내뱉는 그들의 이기성이 참으로 특이하게 다가왔다.
적어도 반복적으로 그런 말을 내뱉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최소한의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일일이 정색하며 상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나지막하게 '내 눈에는 귀여운데'라고 하며 넘겼으나 그런 말들을 자신없이 내뱉을 때마다 꽤 상처가 컸다. 그러한 상황이 반복되며 어느 순간 나는 '다수'의 취향이 곧 평범함과 특이함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한 보편성에 대한 기준의 틀이 참으로 부질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내 취향이 특이하다고 취급받는 것은 비단 반려 동물의 예만이 아니다.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대다수의 친구가 빅뱅, 동방신기를 좋아할 때 마이클잭슨, 스티비원더, 비틀스를 좇았다. 말 그대로 쫓은 게 아니라 좇았다. 당시는 MP3에 음악을 넣어 다녔는데 친구들은 내 음악 목록을 볼 때마다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내뱉는 그 지겨운 한마디 "넌 참 취향이 독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