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객기, 의도적 추락"... '자살비행' 추측

프랑스 검찰, 사고 여객기 조종실 녹음 장치 분석 결과 발표

등록 2015.03.27 09:30수정 2015.03.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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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알프스에 떨어져 150명이 사망한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가 부조종사의 의도적인 추락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BBC,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 시각) 프랑스 검찰은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음성녹음장치(CVR)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부조종사가 의도적으로 고도를 내려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프랑스 검찰의 브리스 로뱅 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기장이 조종석에서 나간 틈을 타 혼자 남은 부조종사가 여객기의 하강 버튼을 눌렀다"며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비행기를 고의로 파괴하려고 한 것 같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검찰 "부조종사, 비행기 고의로 파괴"

 저먼윙스 여객기를 의도적으로 추락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부조종사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저먼윙스 여객기를 의도적으로 추락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부조종사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BBC

지난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륙한 저먼윙스 여객기는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중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맥에 추락해 독일인 67명, 스페인인 45명을 포함한 탑승객 150명이 전원 사망했다.

로뱅 검사가 공개한 조종실의 음성 녹음 기록에 따르면, 여객기 이륙 후 기장과 부조종사는 일상적이고 예의 바른 대화를 나누다가 조종사가 착륙에 관한 중간 브리핑을 할 때 갑자기 부조종사가 퉁명스러워졌다.

얼마 후 기장은 화장실에 가려는 듯 조종실에서 나갔고, 조종간을 맡은 부조종사는 여객기를 하강시켰다. 로뱅 검사는 "비행기의 고도 변경은 조종사가 직접 조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락 직전 조종실 밖에 있던 조종사가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부조종사는 문을 열지 않았다. 부조종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호흡 소리가 녹음된 것으로 볼 때 의식을 잃지 않은 상태였다.

로뱅 검사는 "프랑스 관제 당국이 추락 직전까지 여러 차례 여객기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조난신호를 받지 못했다"며 "승객들은 여객기의 추락 과정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조종사는 28세 독일인... 테러 의혹 없어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가 부조종사의 의도적 추락이라는 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가 부조종사의 의도적 추락이라는 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CNN

저먼윙스를 소유한 독일 국적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발표에 따르면 부조종사는 올해 28세의 독일인 안드레아스 루비츠로 지난 2013년 9월 입사해 총 630시간의 비행 기록을 보유했다.

루프트한자의 르스텐 슈포어 최고경영자(CEO)는 "루비츠는 모든 비행 시험과 신체 검사를 통과한 조종사"라며 "의도적으로 추락한 동기가 불분명하지만, 만약 149명의 목숨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면 자살이 아닌 다른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조종사와 오랫동안 친하게 알고 지냈던 지인들 역시 최근까지도 아무런 우울증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며, 조용하지만 친근한 성격이고 파일럿 생활에 무척 만족했다고 전했다.

로뱅 검사는 "부조종사의 테러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고, 테러 공격으로 의심할 뚜렷한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부조종사는 뇌졸중이나 지병 등의 병력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검찰은 이 같은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독일 측이 부조종사의 개인 생활, 종교, 금전이나 원한 관계 등의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프랑스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타당한 것 같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사고 여객기가 시스템 고장이 아닌 의도적 추락이라는 결론이 나오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조종사가 자살 비행으로 여객기를 추락시킨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1999년 미국 동부 대서양 상공을 비행하다가 추락해 217명이 사망한 이집트항공 여객기도 조종실에 혼자 있던 부조종사가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의도적으로 추락한 것으로 결론 났다.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 #알프스 #루프트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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