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에서 여행온 마리나와 빅터
설현정
같이 사진을 찍고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말레이시아에서 왔다고 한다. 짧은 인사를 나누고 다시 걷는다. 두 사람의 인생에 좋은 사진을 남겨준 게 뿌듯하다.
남이섬 안에 정관루라는 호텔도 있다. 호텔안을 둘러본다. 부모님 모시고 오면 참 좋을 것같다. 호텔객실을 지나 옆문으로 나가니 정원이 있다. 차분한 정원이다. 이곳저곳 구경하며 걷다가 '벌러덩' 잔디에 누웠다. 잔디가 옷에 붙기는 하지만 '털면돼지 뭐!'
바람이 많은가? 햇볕을 머금은 구름이 빠르게 지나간다. 신비롭기도 하고 너무 아름답다.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 하늘을 올려다봐! 정말 멋진 영화가 거기서 상영되고 있다구." 벌써 3시가 다 되어간다. 씨티투어버스를 타려면 얼른 돌아가야 한다. 왔던 길을 돌아간다. 자전거타는 연인들, 유모차에는 아이를 휠체어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나온 젊은 부부들, 부모님 모시고 여행온 외국인들 모두들 행복이 얼굴에 가득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와 남편 출근시키고 혼자 집에 남아있을 때는 '오늘은 뭐하지?'생각만 하며 그냥 심심했는데, 여기오니 가족이 더 보고 싶어진다. 뭔가 꽉차는 느낌이다.
돌아가는 배를 탔는데 아까 만났던 연인을 만났다. 반가운데... 말을 걸까 말까 망설이다. 말을 걸었다. "내가 찍어준 사진 봤어요?" 이렇게 얘기를 시작해서 이 친구들이 서로 부부이고 나이가 스물다섯살이고 정부기관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오늘이 '빅터'의 생일이라는 사실도. 한국에는 언제 눈이 오는지 궁금해 했고, 내가 내 나이를 말하자 놀라며 그렇게 안보인다고 했다. 내가 젊어 보이냐는 말이 잘 안되서 "I am young?"이라고 물었다. 그래도 그 친구들은 찰떡같이 알아듣고 35세 정도로 보인다고 말해줬다.
이메일 주소도 받고, 페이스북 주소도 서로 교환했다. 세네갈에 사는 친구 두 명이 생긴 게 신기하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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