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인형 '마리오네뜨'를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 인형사의 줄에 매여 있는 인형 마리오네뜨가 자신의 팔을 묶고 있는 줄을 끊기 위해 몸부림 치며 괴로워하고 있다.
김선옥
- 어른동화 형식으로 작품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어린왕자를 자주 읽는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점이 발견되고, 새로운 것이 반성이 되기도 한다. 재작년 겨울 즈음 하고 있는 작업,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과 환경 그 모든 것들에 조금 싫증이 나고 지쳐있던 때였다. 당시에 처한 상황만 벗어난다면 훨씬 더 좋은 세상이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몇 개월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다보니 곁에 있는 사람, 내가 지켜온 환경,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이런 것들의 소중함을 잊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우리는 늘 더 멋진 세상을 쫓지만 가장 소중한 것은 내 곁에, 내 안에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진리를 함께 나누고 싶었고, 이런 주제라면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린왕자가 내게 들려주듯 가볍지만 깊게, 깊지만 흥미롭게, 그런 어른 동화 한 편을 만들고 싶었다."
- '인형'을 주인공으로 한 점이 흥미롭다. 특별한 의도가 있나?"어린왕자에서 모티브를 가져왔기 때문에, 어린왕자처럼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주제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매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주인공이 되면 그건 어쩔 수 없이 연령과 나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다. 사람을 대변하는 무엇이 필요하기도 했고 동화적인 분위기 연출을 위한 고민도 있었다. 고민 끝에 '인형'을 주인공으로 세우게 되었고 그래서 실제 체코에서 제작된 인형을 공수해 인형극의 형태를 극 안에 삽입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