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가 대선을 앞둔 지난 2012년 10월 21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충남도당선대위 발대식에서 박근혜 후보로부터 명예선거대책위원장 임명장을 받고 있다.
권우성
"유세장 가서 서 있었던 적은 두세 번 있었다." → "병천에 가서 유세 몇 번 하고..."이완구 국무총리가 2012년 대선 당시 자신의 선거운동 관여 여부에 대해 말을 계속 바꾸고 있다.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진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서 발을 빼려고 한 거짓말이 곧바로 들통 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이 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 "2012년 1월 초순경 혈액암으로 입원해서 그해 말까지 1년 동안 투병생활을 했다"라며 "12월 대선에 관여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총리가 당시 새누리당 충남도당 명예선대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후보의 유세에 동행했다는 관련 보도가 나오자 "유세장엔 한두 번 갔다"라고 말을 바꿨다.
이 총리는 14일 대정부질문에서도 같은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2012년 대선 관련해서는 선거 때하고 12월 초순 유세장에 두 번 정도 부은 얼굴로 갔던 것 말고는 관여한 바가 없다"라며 "다만, 충청권에서 제 이름을 갖고 명예선대위원장을 한 것은 사후에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리가 지난 2012년 12월 7일 충남 천안시 병천면 아우내 장터에서 선거유세에 나선 사실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충남모바일방송>이 유튜브에 올린 당시 유세 동영상을 보면, 이 총리는 "저 이완구 몸이 아직 완쾌되지 않았지만 집에 앉아 있을 수 없어서 다시 천안시민 여러분을 찾게 됐다"라며 "박근혜 후보가 어렵고 힘들 때 이제 우리 충청인들이 박근혜 후보의 손을 잡아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가 유세차에 올라 박 후보 지지연설을 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오마이뉴스>가 유튜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총리는 같은 해 11월 28일 천안 유세 당시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홍문표 국회의원 등과 함께 유세차에 올라 박 후보 지지연설을 했다.
이 역시 <충남모바일방송>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다. 이 총리는 이날 유세에서 "우리 충청인들이 어렵고 힘들어할 때 정치적 생명을 걸고 충청도를 지켜준 사람 누구냐"라며 "이제 우리 빚 갚을 때 됐다. 빚 갚읍시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 총리는 2012년 10월 충남도당 선대위 발대식 당시 박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임명장을 받았다. 명예선대위원장 임명 사실을 '사후'에 알았다는 발언 역시 거짓말인 셈이다.
"병천에서 유세 몇 번 했지만... 대선에 관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