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을 위해 밝힌 촛불17일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1주기를 맞아 4160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세월호 형상을 만들어 기네스북 등재를 도전하고 있다.
이희훈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진행된 이 행사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다. 인터넷으로 미리 등록을 해야 하는 것을 모르고 그냥 현장에 오는 바람에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도 있었으나, 행사장 밖에서도 질서정연하게 촛불을 들고 행사에 참여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남편과 새언니, 조카 등 모두 6명의 가족을 이끌고 참가한 임지윤씨(42)는 "정부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현실에 너무 화가 난다"며 "내가 유족이라면 그들처럼 참지 못했을 것"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언론이 이 같은 현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 <오마이뉴스> 등 대안매체에 많이 의존한다"고도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참가한 이난형씨(47)는 "유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진상규명을 해줘야 한다"며 "남들이 안하면 나라도 해야 한다는 심경으로 매번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성당에서 알고 지내던 형이 세월호 사고로 숨졌다는 안산 신길고 2학년 이의현군은 "1년간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나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면서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이런 행사에 많이 참여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행사에 참가한 한국인 아내를 따라 서울광장에 온 미국인 샘 콜린스씨는 또렷한 한국말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슬프지만, 그들과 함께하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며 따뜻함을 느낀다"며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못하는 한국의 보수주의 정권이 너무 섭섭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언론인 김중배씨(81)는 "이른바 시행령이란 것이 특별법을 위반하는 '위헌적' 상황에 개탄한다"면서도, "멈추지 않겠다는 저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그게 정답이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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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향한 거대한 촛불... 미국인 응답 "한국 정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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