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는 사람들 가득... 아비규환"

네팔 규모 7.9 강진... 사망자 2000명 넘어

등록 2015.04.26 09:07수정 2015.04.2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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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26일 오후 11시 30분]
"피 흘리는 사람들 길거리에 가득... 아비규환"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월드비전 네팔지부의 홍보 담당자 순줄리 싱 쿤와르. 그는 지난 25일 공원에서 직장 동료와 풋살 시합을 하고 있다가 지진을 처음 느꼈다고 한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집에 혼자 있는 아들이 떠올랐다. 쿤와르는 필사적으로 집으로 향하려 했지만, 땅이 너무 심하게 흔들려 몸을 제대로 가누기조차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쿤와르는 26일 <연합뉴스>와 한전화인터뷰를 통해 지진 당시의 끔직한 상황을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까스로 집으로 향하던 길에 그가 목격한 것은 지진 피해로 다치고 절규하는 사람들이었다. 무너진 건물에서 도망친 사람들이 길 한가운데서 부상으로 신음했고 놀란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집으로 가는 도중) 우는 아이와 소리지르는 사람, 피 흘리는 사람들이 길에 가득했고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전날 카트만두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사망자가 2300여 명, 부상자가 5400여 명을 넘어서는 등 악몽의 시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낡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바람에 네팔에서만 660만 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26일에도 규모 6.7의 강력한 여진이 카트만두 동북쪽에서 발생하는 등 이틀째 크고 작은 여진이 수십 차례 이어지고 있어 추가 피해에 대한 두려움까지 확산되고 있다. 구조장비조차 제대로 조달이 안될 만큼 열악한 현지 사정으로 인해 주민들은 곡괭이와 맨손으로 잔해를 치워가며 이틀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상자와 실종자가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어 인명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진앙에 가까운 북서쪽 지방과 시골 마을은 도로와 통신망이 붕괴해 구조대원의 진입조차 여의치 않아, 피해 규모는 파악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45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내놨다.


이번 대지진은 1934년 대지진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네팔에서는 지난 1934년 카트만두 동부를 강타한 규모 8.0 이상 최악의 강진으로 1만700명의 사망자가 났으며 1988년에도 동부 지역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720명이 숨졌다.

[3신: 26일 오후 4시 52분]
주변국 사망자 포함 2천 명 넘을 듯


CNN에 따르면 네팔 내무부는 오후 2시 40분(한국 시각) 현재 사망자가 최소 1910명이고, 4718명이 다쳐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도에서 51명,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서 17명, 방글라데시 2명 등 주변국까지 더하면 전체 사망자는 2천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네팔 내무부는 강진의 규모가 크고 중상자나 실종자가 많아 복구 작업이 계속될수록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2신: 26일 오후 1시 55분]
주변국 사망자 포함 1900명 육박 

CNN 보도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낮 12시(한국 시각) 현재까지 사망자 1807명이 확인됐고 4721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 51명,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서 17명, 방글라데시에서 2명 등 주변국에서도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총 사망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신: 26일 오전 9시 5분]
"갑자기 모든 것이 흔들리더니 순식간에 무너졌다"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9의 강진과 피해 규모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9의 강진과 피해 규모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CNN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강진이 일어나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5일 오전 12시경(현지시각) 규모 7.9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순식간에 도시가 폐허로 변하고 대규모 인명피해가 벌어졌다.

현재까지 네팔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는 1457명이며, 아직 구조작업이 초기 단계이고 인도, 방글라데시, 중국 등 네팔과 국경을 접한 국가에서도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총 사망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네팔 경찰의 카말 싱 밤 대변인은 "서부 외딴 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사망자가 보고되고 있다"며 "경찰 병력을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희생자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밤이 되면서 야간투시 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며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5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카트만두 지진으로 무너집 가옥
카트만두 지진으로 무너집 가옥크리스 라이(kris rai) 제공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진앙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77㎞ 정도, 관광도시 포카라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진 지점이다. 진원의 깊이가 약 11km로 얕은 편이고, 첫 지진 이후 3시간 가까이 14차례 여진이 이어져 피해 규모가 더욱 커졌다.

또한 수도 카트만두, 관광도시 포카라 등 건물과 사람이 많은 지역이라 인명 피해도 많았다. 이번 지진은 에베레스트 산에도 영향을 줘 눈사태로 이어져 등반객들도 숨지거나 다쳤다.

건물과 가옥이 무너지고 도로, 다리 등도 붕괴면서 교통, 통신, 전기 등이 모두 단절됐다. 카트만두에 1832년 세워져 1934년 대지진도 견뎌내며 네팔의 대표적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62m 높이의 빔센 타워도 이번 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됐다.

한국인 부상자도 발생했다. 정부는 "현재 현지체류 우리 국민 1명이 카트만두 북쪽 70km 지점 어퍼트 리슐리 지역에서 부상을 당한 상태"라며 "대사관에서는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밝혔다. 네팔에는 우리 국민 약 650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다수의 여행객이 방문하고 있다.

네팔 정부, 비상사태 선포하고 카트만두 공항 폐쇄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네팔 지진 진앙 위치.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네팔 지진 진앙 위치.USGS

네팔에서는 지난 1934년 카트만두 동부를 강타한 규모 8.0 이상 최악의 강진으로 최소 1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1988년에도 동부 지역에서 규모 6.5의 지진으로 720명이 사망하는 등 지진 피해가 빈번하다.

카트만두의 한 주민은 "여기 사람들은 모두 지진에 익숙하다"며 "하지만 이번 지진은 그동안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을 정도로 강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은 "갑자기 모든 것이 흔들리더니 집과 건물 등이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네팔 정부는 즉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일한 국제공항인 카트만두 공항도 폐쇄했다. 또한 지진 피해 지역에 휴교령을 내리고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구조작업에 사력을 다하고 있으나 인력과 물자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트만두 링로드는 카트만두를 순환하는 도로다. 갈라진 도로.
카트만두 링로드는 카트만두를 순환하는 도로다. 갈라진 도로.크리스 라이(kris rai) 제공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매 순간 상황이 나빠지고 있어 매우 힘든 밤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피해 지역 주민들, 특히 어린아이들을 돕기 위해 신속하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은 즉각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해 100만 달러(약 10억8천만 원)의 초기 지원금을 전달했으며, 인도는 수송기와 구호 인력, 물품 등을 피해 지역으로 보냈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를 돕기 위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고,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프랑스는 네팔의 지원 요청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는 등 국제사회가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의 피해 규모가 1934년 대지진을 넘어 81년 만에 최악의 지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 편집ㅣ최규화 기자

#네팔 #카트만두 #지진 #미국지질조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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