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울산지부 권정오 지부장 (앞줄 가운데) 등 조합원들이 28일 오전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당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과 야합하지 말라는 것이 농성의 이유다
박석철
전교조 울산지부(아래 전교조) 권정오 지부장 등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9시께부터 울산 남구 신정동에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당(아래 새정치연합)사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새누리당과 함께 공무원연금법 야합을 시도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취지인데, 전교조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 노후 복지 향상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기만적인 공무원연금 개악 합의에 목을 매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그동안 새정치연합 울산시당과 전교조의 관계는 나쁜 편이 아니었다. 지난 2013년 10월 24일 고용노동부가 전교조 법외노조를 통보한 후 새정치연합 울산 당직자들이 거리 캠페인과 서명운동 등으로 전교조 지키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새정치연합 울산 당직자들은 전교조의 농성에 다소 곤혹스런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교조가 "울산 1만 교사들은 새정치연합이 공무원의 유일한 노후대책인 공무원연금법 개악에 동조해 국민의 노후를 흔드는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촉구한다"며 "울산교사들은 새누리당과 야합해 공적연금강화에 대한 어떤 담보도 없이 공무원연금개악에 동조하는 새정치연합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러한 행태를 바로 잡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밝힐 때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교조가 새정치연합 당사에서 농성을 벌이는 이유는...28일 오전, 기자들에게 '전교조, 새정치민주연합 울산시당사 농성'이라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전교조 울산시당측은 새누리당이 아닌 새정치연합 시당사 농성을 하는 데 대해 "새누리당 당사에 가봐야 기대할 것이 있겠나, 새정치연합이 야합하지 않도록 요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농성을 시작한 지 한 시간 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특위 야합을 중단하고 특위를 해체하라. 공무원연금 개악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공적연금 강화를 바라고 공무원연금 개악에 반대하는 교사와 공무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공무원연금 개악만을 밀어붙이는 실무기구의 최근 행보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한다"며 "실무기구는 파행을 거듭하면서 국민연금 상향에 대한 성과는 없이 정부 의도대로 기여금 인상과 소득대체율 인하 등 숫자 놀음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악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교조가 처음부터 실무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실무기구의 구성과 성격이 모호하고, 그저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악에 들러리를 서는 임의적인 장치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재벌의 고통 분담 없이 교사와 공무원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실무기구에서의 논의는 더 이상 의미가 없으므로 즉시 종료되고 국회 특위는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한 "만약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강화에 대한 명시적인 대책도 없이 어떤 식으로든 교사와 공무원들의 희생을 불러올 공무원연금 개악안만 실무기구에서 합의된다면 정부 여당은 물론이요, 새정치연합도 교사·공무원들의 저항과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무기구에 참여 중인 공무원단체 인사들은 교사·공무원들로부터 대표성을 위임받지 못한 개인들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연금 개악에 손을 들어주려 하고 있다"며 "만약 개악에 어떤 식으로든 합의해준다면 역시 교사·공무원들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전교조는 그러면서 "공무원연금은 물론,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전반을 강화해 국민 모두의 노후를 국가가 책임지는 선진 복지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기 위해 국민을 위한 결단을 내릴 것을 정치권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권정오 지부장은 "정부와 새누리당은 차치하고라도 새정치민주연합조차 국민 노후 복지 향상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지 못하고 합의라는 이름의 기만적인 공무원연금 개악에만 목을 매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이 그동안 스스로 밝혔던 공적연금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여당과의 정치적 야합을 하지 않도록 요구하기 위해 농성을 시작한 것"이라며 "항의 피켓시위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공유하기
"야합 말라" 전교조, 새정치 울산시당사서 농성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