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길에 만난 남근석, 이런 건 훔쳐봐야 제맛

[사진] 충북 제천의 작성산에 다녀와서

등록 2015.05.01 16:13수정 2015.05.04 14:23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4월 30일 충북 제천에 있는 작성산에 다녀왔습니다. 당산역에서 아침 6시 30분 산악회 버스를 타고 산행 기점 충북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니 오전 9시 30분입니다. 오늘 산행은 성내마을회관-무암사-작성산-새목재-동산-남근바위-무암사-성내마을회관으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오늘 등산의 백미는 동산을 하산하다가 만나는 남근석이라고 산악회 대장이 알려 줍니다. 어떤 모습의 남근석이기에 그렇게 이야기 하는지 궁금합니다.

성내마을에서 무암사까지는 포장된 도로입니다. 무암사를 지나 조금 걷다 보면 작성산을 오르는 가파른 길이 나타납니다.  정상까지 계속 가파른 길이어서 자신에 맞는 속도로 천천히 올라가야 됩니다. 얼마쯤 오르니 쇠뿔바위가 나왔습니다. 쇠뿔바위에 올라 기념 사진을 찍고 다시 가파른 길을 올라 갑니다. 정상으로 오를수록 전망이 좋아 집니다. 멀리 충주호가 보입니다.

작성산을 오르며 땀도 무척 많이 흘렸습니다. 여름처럼 무더운 날씨에 경사가 심한 등산로 이니 당연합니다. 산을 오르면서 진달래꽃이 등산로에 지천으로 떨어져, 이를 밟고 걸으며 소월의 시를 생각 합니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시는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쁜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또 등산로 옆에는 보라색 붓꽃과 양지꽃, 제비꽃이 활짝피어 우리를 반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아름다운꽃들을 보며 걷는 길이 전혀 힘이 들지 않습니다.

 작성산 가는 숲길
작성산 가는 숲길이홍로

 등산로에 수없이 떨어진 진달래꽃
등산로에 수없이 떨어진 진달래꽃이홍로

 바위 사이의 붓꽃
바위 사이의 붓꽃이홍로

 등산로 옆의 붓꽃
등산로 옆의 붓꽃이홍로

 등산로 옆의 용담
등산로 옆의 용담이홍로

 소나무 옆의 양지꽃
소나무 옆의 양지꽃이홍로

땀을 흘리며 오르다가 과일을 먹으며 잠깐 쉬었습니다. 다시 힘을 내어 오르다 보니 작성산 정상에 올라 왔습니다. 전망대에 서니 가슴이 확트이고 연록색 잎들이 피기 시작하는 산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같이 산을 오른 등산객들이 "야! 아름답다"라며 탄성을 지릅니다. 


동산 정상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동산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작성산에서 동산으로 가는 길은 급경사길이라 내려 가기가 힘이 듭니다. 그러나 앞 동산 자락에는 산벚꽃, 진달래꽃이 피어 그야 말로 꽃동네입니다.  새목재에서 잠시 쉬면서 가져온 과일들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작성산을 내려 오면서 앞서 가는 등산객들이 "바닥을 치고 다시 동산을 오르는구먼" 하더니 다시 오르는 동산을 숨을 헐떡이며 올라 갑니다. 오르는 등산로 옆에는 고비, 개별꽃, 현호색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어, 조금 오르다가 꽃을 찍고 다시 오르다가 꽃을 찍으니 힘든 줄 모르고 산을 오릅니다.


 작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작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이홍로

 작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작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이홍로

 새목재에서 만난 고비
새목재에서 만난 고비이홍로

 동산으로 오르면서 만난 현호색
동산으로 오르면서 만난 현호색이홍로

 동산을 오르며 만난 개별꽃
동산을 오르며 만난 개별꽃이홍로

 남근바위로 가면서 바라본 충주호
남근바위로 가면서 바라본 충주호이홍로

 연록색 나뭇잎이 아름다운 동산
연록색 나뭇잎이 아름다운 동산이홍로

 훔쳐보는 남근바위
훔쳐보는 남근바위이홍로

동산 정상에 둘러 앉아 점심을 먹었습니다. 각자 가지고 온 반찬과 과일을 내놓으니 만찬이 차려졌습니다. 막걸리 한 잔씩 나누니 모르던 사람들도 금세 친해집니다. 이제부터는 하산길입니다. 산악대장이 남근바위로 가는 길은 암벽길로 매우 험하니 조심해서 하산하라고 주의를 줍니다. 하산하는 동안 충주호가 조망됩니다.  연록색잎들이 피어나는 산은 태양빛을 받아 마치 온 산이 환희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한참을 내려 오다 보니 남근석이 보입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그 모습이 범상치 않습니다.  김홍도의 그림 '빨래터'를 보면 어느 선비가 빨래하는 여인들을 바위 뒤에 숨어 훔쳐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남근석을 그냥 보면 재미가 없습니다. 이런 물건은 바위 뒤에 숨어 슬쩍 훔쳐 보는 맛이 훨씬 좋습니다. 저도 사진을 숄더 기법으로 바위를 걸치고 남근석을 찍어 보았습니다.

오늘 작성산과 동산을 즐겁게 산행하였습니다. 오르내리면서 아름다운 꽃도 보고 남근석 중의 최고라는 동산의 남근석도 보았습니다. 봄 산행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이 많아 더 즐겁습니다.
#작성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진에 취미가 있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이야기나 산행기록 등을 기사화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싶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4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5.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