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고장 의령군 알고보니 인물의 고장

2015 전국의병마라톤대회를 달리며 의령의 역사적인 현장을 보다.

등록 2015.05.12 15:17수정 2015.05.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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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진에 위치한 의령관문 입구 옆 홍의장군 곽재우 기념탑  웅대한 기상이 역동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정암진에 위치한 의령관문 입구 옆 홍의장군 곽재우 기념탑 웅대한 기상이 역동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김도형

10일 오전 9시 의령공설운동장에서는 제43회 의병제전을 기념하여 '2015 전국의병마라톤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개회식에서 오영호 의령군수는 "우리 의령은 인물의 고장입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홍의장군 곽재우 장군의 출신지입니다. 요즘 KBS의 징비록에 보면 곽재우 장군에 대해 많이 나옵니다"라는 말로 축사를 열었다.

또한 오 군수는 의령 출신의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을 비롯한 유명 인물들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의령의 좋은 기를 많이 받아 갈 수 있기를  염원하며 의병마라톤대회에 참가한 3500여 명의 마라톤 동호인들에게 힘주어 얘기한다.

오영호 군수의 꼿꼿한 자세와 힘있는 축사  옛적 용감했던 의병의 기상이 서려있는 의령이라는 곳에서 펼쳐진 전국의병마라톤대회, 오 군수는 의령축협조합장을 역임했다.
오영호 군수의 꼿꼿한 자세와 힘있는 축사 옛적 용감했던 의병의 기상이 서려있는 의령이라는 곳에서 펼쳐진 전국의병마라톤대회, 오 군수는 의령축협조합장을 역임했다.김도형

6월 1일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의병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전국의병마라톤대회이다보니, 대회 현장의 느낌은 여느 대회와는 다른 숭고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인물의 고장이라고 힘줘 얘기하는 오영호 군수의 말은 의령지역의 역사적인 자부심과 상징성을 대변한다.

임진왜란때 경상도 초유사(招諭使: 난리가 일어났을 때 백성을 불러서 타이르는 일을 맡아보던 임시 벼슬)로 임명돼 의병의 봉기를 독려했고, 후손으로 독립운동가를 많이 배출한 경북 안동 출신의 학봉 김성일 할아버지(기자는 학봉의 15대 손)와 더불어 왕산 허위 선생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출중한 인물을 배출한 경북 구미에 견줄 만한 큰 인물들이 배출된 고장이기도 한 의령이다.


역사적으로 우리 학봉 할아버지가 곽재우 장군의 거의(의병을 일으킴)에 큰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마냥 가슴 뿌듯하기도 하며, 생전 처음 와본 의령은 웬지 낳설지가 않은 것이 아마도 옛날에 학봉 할배께서도 활약하신 곳인지라 유전인자 속에 옛 기억이 남아서일까 생각해 본다.

구미마라톤클럽에서 마라톤운동을 한 덕분에 평소에 가보지도 못했던 고장을 가게 되고, 지역의 특색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을 보며 우리나라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전날 밤은 늘 긴장되며 설레여 잠도 제대로 못 자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의병마라톤대회 코스인 의령군의 모습을 구석구석 촬영하며 대회 현장의 모습을 담고자 하는 편한 마음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의령은 무엇보다 홍의장군 곽재우 장군으로 유명한 곳이고 우리나라 최초 의병의 발상지다. 인터넷으로 곽재우 장군을 검색하니 언젠가 교과서에서 보았던 듯한 홍의장군 곽재우를 그린 기록화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전쟁터에서 장렬하게 전투에 임하는 병사들과 곽재우 장군의 모습이 그려진 '도화작전'이란 제목의 그림은 임진왜란 당시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정암진 전투를 그려낸 '도화작전'이란 제목의 기록화  일본군이 강을 건너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를 배경으로 그려냈다.
정암진 전투를 그려낸 '도화작전'이란 제목의 기록화 일본군이 강을 건너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를 배경으로 그려냈다.국립중앙박물관

기록화의 배경과 유사한 지점에서 촬영한 정암진 사진  다리 건너 멀리 보이는 산과 강이 일치했다.
기록화의 배경과 유사한 지점에서 촬영한 정암진 사진 다리 건너 멀리 보이는 산과 강이 일치했다.김도형

강렬한 느낌의 그림이 머릿속에 인상 깊게 남아있어 옛 전쟁터의 흔적을 행여나 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의령군을 달렸다. 역시나 의병의 고장답게 의령공설운동장을 출발한 지 오래지 않아 홍의장군 곽재우를 기리는 기념탑이 있는 정암진 앞을 지나게 되었다.

홍의장군의 기백이 웅장하게 표현된 역동적인 기념탑 앞에서 바라본 정암진은 '도화작전' 그림 속의 배경인 강과 산의 느낌을 찾아 볼 수가 있었다. 옛적에 정암진 이곳은 나라를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오로지 민족과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며 처절한 혈투를 벌였던 선현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승리가 서려 있고 호국충절의 얼이 깃든 장소다.

나라의 미래가 풍전등화였던 위기의 순간을 잘 버텨낸 훌륭하신 조상님들 덕분으로 이렇게 마음 편히 남강 변을 달릴 수 있어 행복한 현재를 우린 살고 있다.

정암진을 지나 남강을 따라 난 도로는 탁 트인 전경이 일품이었고, 5km 마다 있는 음료와 급식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과 일반인들은 밝은 얼굴로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동호인들을 반겨주며 응원해 준다.

게다가 의령군은 남강 변에 조성된 너른 친환경골프장이 있어 더욱 멋진 곳이었다. 이곳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18홀에 4만 원 밖에 안 하고 친환경 인조잔디를 이용해 만들어 농약을 뿌리지 않는다며 자랑을 한다. 인터넷 예약은 늘 꽉 찰 정도로 소문이 날 정도라고 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친환경골프장에 대해 배우러 온단다.

강변을 실용적으로 가치있게 개발한 의령친환경골프장  18홀 규모이며 경제적인 비용으로 인기만점이다.
강변을 실용적으로 가치있게 개발한 의령친환경골프장 18홀 규모이며 경제적인 비용으로 인기만점이다.김도형

쉬엄쉬엄 달리던 도중에 만난 자원봉사자인 재난통신지원단 의령지부에서 나온 노태곤씨는 의령의 자랑을 하나 더 알려 줬다.

노씨는 저멀리 지나온 정암진 부근을 가리키며 솥바위 반경 삼십리 이내에서 우리나라의 큰 부자 3명이 나왔다고 얘기했다. 그 인물은 다름 아닌 삼성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과 LG(예전엔 금성) 구인회 회장 그리고 효성의 조홍제 회장이라고 한다. 쟁쟁한 재벌 회장인 이들은 초등학교 동창이었고, 모두 회사의 이름에 '성'자 들어간 것으로 보아 어릴 적에 우리나라의 별이 되기로 내기를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뒤에 인터넷으로 솥바위에 대해 찾아보니 솥의 정(鼎)자와 바위 암(岩)자를 써서 정암이란 마을로 불렸다고 하며 실제로 솥바위에 얽히 이야기가 많이 검색되었다. 조선말 한 도인이 예언하기를 솥바위 인근에서 큰 부자가 탄생한다고 했고, 실제로 우리나라 5대 재벌 총수들이 의령 인근에서 배출되어 신기했다. 추가된 2명의 재벌 총수는 GS 허만정 회장과 삼영의 이종환 회장이다.

재난통신지원단 의령지부 노태곤씨  스마트폰이 만연한 오늘날 통신사회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햄(HAM)의 유용함을 알 수가 있었다.
재난통신지원단 의령지부 노태곤씨 스마트폰이 만연한 오늘날 통신사회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햄(HAM)의 유용함을 알 수가 있었다. 김도형

오늘날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초거대 재벌이 배출되었고 우리나라 최초의 의병 발상지이기도 한 의령군. 알면 알수록 대단한 땅이란 생각과 함께 처음에 오영호 군수가 얘기했던 '이곳의 기운을 많이 받아가라'던 말이 떠오른다. 

발전된 농촌의 전형을 보여준 의령군 일대를 달린 뒤 의령공설운동장으로 되돌아와 천막의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영호 군수와 이재근 경남일보 대표이사께 나의 소개를 하며 인사를 드렸다.

나는 오지랖 넓게도 처음 보는 오 군수께 역사적으로 볼 때 경북과 경남이 융합될 수 있는 고장이 바로 의령임을 말씀드리며 그 유래를 얘기했고, 더불어 전국의병마라톤대회가 뜻깊고 의미가 있는지라 더욱 번성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아울러 전해 드렸다.

오영호 군수와 이재근 경남일보 대표이사  구릿빛 피부가 농사일 하다 오신듯 건강해 보인다. 이재근 대표는 경남 산청군수를 역임했다.
오영호 군수와 이재근 경남일보 대표이사 구릿빛 피부가 농사일 하다 오신듯 건강해 보인다. 이재근 대표는 경남 산청군수를 역임했다.김도형

의령지역은 낙동강 본류와 남강 지류가 합류되는 위치에 있고 비옥한 토양이 특색인지라 농업이 활성화 돼 있는 고장이다. 오영호 군수는 창조적인 행정으로 모범적인 귀촌지역을 조성해 찾아오는 부자농촌과 더불어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한다.

하루 둘러 본 의령은 실제로 넉넉한 농촌의 풍경과 잘 개발된 하천부지들, 그리고 군 단위이지만 큰 인물이 많이 배출되어 자부심 또한 강한 곳이었다. 지역의 명품인 달콤한 수박 맛이 다시금 떠 오르는 의령, 내년 전국의병마라톤대회가 또다시 기대된다.

구미마라톤클럽 단체 기념 촬영 공교롭게도 의령에서 배출된 3대 재벌 회장이 일군 공장이 구미에 모두 있고, 역사적으로 연관성이 있어 친근함이 남달랐던 고장이다.
구미마라톤클럽 단체 기념 촬영공교롭게도 의령에서 배출된 3대 재벌 회장이 일군 공장이 구미에 모두 있고, 역사적으로 연관성이 있어 친근함이 남달랐던 고장이다.김도형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 카페 및 블로그,오렌지 뉴스에 동시 게재됩니다.
#2015의령의병전국마라톤대회 #홍의장군 곽재우 #징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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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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