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의 발견>
포도밭출판사
<사회적 경제의 발견>은 사회적 경제의 사례를 모아 엮은 책이다. 먹고, 일하고, 배우고, 알리는 등 일상의 많은 부분이 다른 방식으로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동 육아, 마을 의료, 공정 여행, 지역 금융, 협동 장례와 일자리까지 그 내용과 적용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아이를 돌보며 종일을 보내는 주부에게 육아는 큰 고민일 수 있다. 어린이집은 비용과 더불어 가정마다 다른 특수 상황 때문에 망설여질 수 있다. 본문에서 언급된 '공동 육아 어린이집'은 쉽지 않은 발상을 현실로 옮긴 예다. 학부모가 직접 150만 원씩 출자금을 모아 교외의 주택을 임대해 '모여라 어린이집'을 개원한 것.
운영 초기부터 현재까지 교사, 상담사, 요리사로 일했던 사람들이 번갈아 재능 기부로 아이들을 돌봤다고 한다. 부모가 직접 보육 교사가 되기 때문에 이웃의 자녀가 아토피나 장애가 있는 경우도 특별히 신경 쓸 수 있다.
시내에서 떨어진 곳이라서 등·하원도 학부모가 돌아가며 차로 태워가며 했다고 한다. 책은 13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이 성장해 운영 교사들도 바뀌었지만, 더 발전된 형태로 운영 중이라는 소식도 덧붙인다.
지역 신문의 성공적 사례 <옥천신문>도 눈에 띈다. 구독료와 광고료, 지역신문발전기금만으로 운영하는 빠듯한 살림이지만, 순수 유류 부수 비율이 73%에 달해 '옥천의 <조선일보>'로 불릴 정도라고 한다.
본문은 그 비결을 철저히 지역의 소식 위주로 꼼꼼히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전한다. 독자들이 믿고 보면서 구독료를 내고, 이를 토대로 눈치 보지 않고 독자를 위한 기사를 쓰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은 것이다.
보육과 교육, 주거와 장례까지본문에서 인용하는 사회적 경제의 사례는 매우 다양하다. 앞서 언급한 지역 신문과 더불어 '공동 육아 어린이집', '배우다 마을', 공정 여행을 위한 '너나드리 협동조합', 장례를 간소하게 치를 수 있도록 돕는 '한겨레 두레 협동조합' 등이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신선하고 안전하게 공급받는 '옥천 살림 협동조합', 동네 주치의 시설 '민들레 의료 복지 사회적 협동조합', 도시락 공급업체 '즐거운 밥상'도 그 내용이 흥미롭다. 식생활과 의료 문제도 지역에서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으며, 운영이 투명하기 때문에 믿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즐거운 밥상'의 경우 독거 노인에게 무료로, 인근 예비군 훈련장에는 값싸면서도 알뜰한 도시락을 공급한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며 노동자들이 민주적 표결로 대표를 뽑아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또한 대표와 직원의 임금이 2배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끊임 없이 조율하는 과정에서 '권위'보다 '평등'을 추구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민달팽이 주택 협동조합'도 있다. 학생 수용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대학 기숙사 문제를 고심하던 '민달팽이 유니온'으로 시작한 단체다. 현재는 학생을 포함한 청년 주거 실태를 종합적으로 조사해 '소셜하우징 융자 사업'을 통해 사회적 주택 공급 운동을 벌이고 있다. 보증금을 마련할 돈이 없더라도 조합원으로 꾸준히 활동하면 거주가 가능한 집을 운영하는 것이다.
'한겨레 두레 협동조합'은 장례 비용의 간소화를 목적으로 삼았다. 본문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10년 조합원 모집을 시작으로 뒷돈과 폭리 구조를 근절한 장사 물품 서비스와 직거래 공동구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장례 일꾼과의 상담으로 장례식 일정을 조율하고, 물품을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어 형편에 맞게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투명하게 비용을 처리해 거품을 제거한 것이다.
해답은 '협동조합'과 '이웃'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