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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한가운데 예쁜 반달 모양의 화단을 없애고 좀 더 면적을 넓혀 채소밭을 만들었다. 동네 사람들이 보고 웃었다.
화단이 있을 때가 훨씬 좋았다는 사람, 뒤뜰에도 텃밭이 있는데 뭐 하러 마당에까지 밭을 만드느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네 집도 아닌데. 그러면 나도 할 말이 있다.
"화단이란 꽃밭이잖아요. 식물 중에 꽃 안 피는 식물이 있나요? 야생초도 꽃이 피는데. 마당에 텃밭을 만들면 꽃도 보고 먹을거리도 생기고 얼마나 좋아요."
"어~ 하긴 그렇기도 하네요."
야생화 보는 재미까지 솔솔
이쯤 되면 내가 이긴 거다. 사실은 집 뒤에 텃밭이 있기는 한데, 단내가 나는 채소는 새들이 와서 익은 것만 귀신같이 따먹는다. 이를테면, 토마토나 딸기 같은 것들은 사람이 먹는 것 보다 새가 먹는 것이 훨씬 많다. 오죽하면 '새가 먹고 남은 것 사람이 먹는다'는 말을 하겠는가.
특히 집 뒤 텃밭은 산과 이어져 온갖 새가 다 날아와서 씨앗부터 쪼아 먹기 시작해 열매까지 먹어치운다. 하여, 올해는 마당 텃밭에 주로 열매가 열리는 종류를 심고 뒤에는 잎채소와 뿌리채소를 심었다.
야산이 가까우면 좋은 점도 있다. 산이나 들에 가야 볼 수 있는 야생화 씨앗이 마당으로 날아들어 집에 앉아서도 야생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5월이 되니 앞 뒤 텃밭에서 피는 꽃뿐만이 아니라 갖가지 약초꽃과 풀꽃들이 집을 장식했다. 기사에 올린 꽃 외에도 보기 드문 꽃들이나 집에 흔히 피는 꽃들이 무려 23종류나 더 있지만, 지면의 양 때문에 몇 가지만 선보인다.
이번에 실은 꽃 사진은 모도 집 울타리 안에서 찍은 것이다. 마침 남편이 야생화 사진가여서 도움을 받았다. 집에서 뿐만 아니라 산이나 들에서도 보기 귀한 꽃을 몇 가지 올렸다. 독자들께서 '즐감'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산앵두꽃은 4월에 핀다. 하지만 산앵두가 하도 예뻐서 꽃 없이 앵두만 찰칵했다. 혼자 보기 아까운 5월의 전령들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보는 마음이 즐겁다.
참고로, 설명을 잘 읽어보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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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수꽃 향신료로 쓰이는 고수꽃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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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연꽃 연꽃 중에 개연꽃, 아주 조그맣고 귀엽게 생겼다.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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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무꽃 야산에 피는 꽃인데 우리 집 뒤뜰에 날아들었다.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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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끈이대나물 봄 여름 가을, 줄기차게 피는 꽃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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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리아재비꽃 야생화이면서 독초로 알려져 있다.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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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선 어떤 이가 백선의 뿌리로 술을 담아 2억원을 벌었다는 설이 있다.
백선은 뿌리 모양이 봉황을 닮았다고 해서 봉삼이라고도 불린다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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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앵두 우리 집 수도가에 산앵두가 있다.
그야말로 앵두나무 우물가가 됐다.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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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류꽃 알맹이만 보석처럼 예쁜 게 아니라 꽃도 사람에 비유하면 천하 절색이다.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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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약 뿌리는 한약재로 쓰인다.
비 맞은 모습이 청초하고 곱다.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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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찔레꽃 꽃잎이 슬퍼 보인다. 소복 같은 느낌이랄까!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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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갓꽃 쑥갓은 흔하지만 꽃이 피기 전에 채소로 따기 때문에 꽃은 귀하다.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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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성초꽃 어성초는 천연 항생재 중에 최고로 친다.
일본 히로시마 원폭 지역에 최초로 돋아났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 김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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