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속기소된 태안 남면농협조합장에 당선무효형 선고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압수물품 모두 몰수

등록 2015.05.27 17:39수정 2015.05.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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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실시된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치러진 지난 3월 11일 저녁. 6개 농협과 3개 수협 등 9개 조합에서 당선된 당선인들이 개표가 진행된 태안군민체육관으로 모여들었다.

곧이어 당선자들은 강상욱 태안군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아 들었다. 하지만, 선거 당일 기부행위와 매수행위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아무개(59) 남면농협조합장은 당선자 중 유일하게 당선증을 받지 못했다.

대신 김 조합장은 선거 두달여 후인 지난달 27일 태안군선거관리위원장이면서 김 조합장의 재판을 담당한 강상욱 재판장으로부터 징역1년6월을 선고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관련기사 : '선거 당일 구속' 농협조합장, 징역 1년 6월 구형>

'당선인이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때에는 당선이 무효된다.'는 공공단체등위탁선거에관한법률 제70조에 따라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것.

하지만, 김 조합장은 이날 집행유예 선고에 따라 두달 보름만에 석방됐다.

금품으로 공정선거 풍토 저해, "죄질 나쁘다" 실형 선고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형사1단독(재판장 강상욱)은 지난달 27일 제108호 법정에서 김 조합장에 대한 공공단체등위탁선거에관한법률 위반 사건의 선고공판을 열었다.


김 조합장측 변호인의 의견서 제출로 인해 당초 예정보다 2주 늦게 열린 이날 선고공판에서는 남면농협 조합원 30여명이 방청석을 가득 메워 관심도를 반영하기도 했으며, 재판장도 이례적으로 방청석을 향해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이 많은 걸로 안다"며 "(김 조합장의) 선고와 관련해 방청오신 분 손 들어보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이날 김 조합장의 공공단체등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반혐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기소된 3가지 범죄 사실 중 기부행위와 사전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김 조합장은 ▲지난해 9월 27일 남면체육회에 10만원을 제공했고,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아무개 조합원 가족에게 현금 100만원을 제공했고, ▲조합원 아무개에게 금품을 제공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뒤 100만원을 제공하는 등 선거운동 목적으로 금전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강상욱 판사는 "(공소사실 중) 아무개는 무자격조합원으로 분류돼 있었고, 선거인명부에 오를 자격도 없었다"며 "이는 우연에 의한 무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판사는 "피고는 기부행위와 매수 및 이해유도죄, 사전선거운동 등의 혐의가 있지만 본인이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있고, 2개월여간 수감하면서 반성한 점은 피고에게 유리한 정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선거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는데 금품선거로 선거의 공정성을 헤쳐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덧붙여 강 판사는 "범죄에 사용된 돈과 범행기록이 적힌 노트, 휴대폰은 전부 몰수하겠지만, 차량과 장롱에 있던 돈은 선거 이용목적이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몰수하지는 않겠다"고 밝힌 뒤 "당선무효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한편,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이날 석방된 김 조합장의 항소 여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만약 김 조합장이 항소장을 제출할 경우 김 조합장은 최종 판결이 마무리될 때까지 조합장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구속된 상황에서 실형까지 선고받은 김 조합장이 항소 없이 조합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태안군선관위 관계자는 "김 조합장이 사직서를 낸 것도 아니어서 항소를 할 경우 최종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조합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선고결과를 전해들은 한 주민은 "김 조합장이 석방돼 항소장을 제출한다면 최종 대법원 판결이 나기까지 조합장직을 수행할 수 있겠지만 남면농협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이번 판결에 수긍하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이고, 조속히 재선거를 치러 새조합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남면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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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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