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이효순 할머니 장례위원회' 김영만 위원장이 29일 저녁 창원 파티마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성효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 못 듣고..."이경희 대표는 "얼마나 힘드셨어요. 90 평생 한 번도 그 아픔을 시원하게 누구한테 말 한 마디 못하고 하셨습니다"라며 "식민지 나라에 태어난 게, 힘 없는 나라의 백성으로 태어난 게, 차별받는 여성으로 태어난 게 죄인가요. 평생 괴로워 하셨는데 끝내 일본의 사죄 한 마디 듣지 못하고 가셨습니다. 이제 남은 우리가 힘을 합쳐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제는 할머니가 살아 생전 인터뷰했던 영상이 소개되면서 시작됐다. 영상 속에서 할머니는 "그때 일본군을 만나면 뜯어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자 최은진 창원여성연대 부회장은 "할머니는 뜯어먹어도 시원찮겠다고 하셨지만 사죄도 못 받고 돌아가셨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영만 상임장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해방이 됐지만, 국가와 동포들이 그 분들을 보듬고 안아주고 위로해 줘야 하는데 방치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나 위안부 문제가 사회 이슈로 크게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그 분들은 연로하셨습니다"라며 "그 분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였습니다. 이효순 할머니도 그렇게 듣고 싶었던 말입니다. 그러나 끝내 듣지 못하고 가셨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위안부 문제는 개인과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민족과 사회 구성원 전체의 문제입니다"라며 "이전에는 위안부 문제가 소위 말하는 좌파의 의제였고, 보수 진영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진보 보수,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와 조문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정상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종교 의식이 진행됐다. 천주교 백남해 신부, 기독교 김광호 목사, 불교 자흥 스님(창원 동읍 공명사), 원불교 이광규 종무원장이 차례로 의식을 거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