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후원해 준 문제의 업체가 만든 '제2회 한자경진대회 본선 준비 교육 안내'란 제목의 문서. '대회 준비' 항목에 "학원 훈련지도"란 글귀가 나온다.
윤근혁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교과서의 한자병기를 추진한다'던 교육부가 오히려 유료 한자검증시험 업체의 한자경진대회를 뒤에서 도와주고 있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
특히 해당 업체는 '경진대회 준비를 위해 학원지도를 받으라'는 취지의 문서까지 만들었다. 그런 뒤, 전국 초중학교에 '교육부장관' 명칭을 활용한 공문을 보내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학원 지도받은 뒤 참가하라'는 한자경시대회에 왜 후원을?1일, 한자검정시험 사업 등을 벌이는 업체인 한국평생교육평가원이 전국 초중학교에 보낸 공문 '제2회 교육부장관상 전국학생한자경진대회 무료참가'를 보면 이 업체는 "교육부 승인을 받았다"면서 교육부 휘장을 맨 위에 올렸다. 그런 뒤 학교장에게 "많은 학생이 참가할 수 있도록 적극 추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참가비를 받지 않는 대신 대회 준비용 교재를 2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 업체가 만든 문서에는 "대회연습을 위해 훈련교재를 한정본 발행하여 지원하니 주문하라"고 적혀 있다.
특히 이 업체가 만든 '한자능력경진대회 본선준비 교육안내'란 문서에는 "대회 준비: 개인 출전자는 학원, 학습지 선생님 훈련지도나 개별 자습 훈련"이라고 명시했다. "학원의 '훈련지도'를 받아가며 대회 준비를 하라"고 사교육 조장 행위를 한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3월 이 대회를 공식 후원하기로 결정하고 시도교육청에 공문까지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장관상도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