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오바오페라단 '아드리아나 르쿠브뵈르' 1막 아드리아나 역 소프라노 박명숙(왼쪽)과 미쇼네 역 바리톤 강기우.
문성식 기자
우선 새로운 작곡가를 발견하게 되어 즐거웠다. 경쾌하고 다양한 리듬과 선율, 다채로운 음악이 인상적이다. 작곡가 프란체스코 칠레아(1866-1950)은 현재의 우리에게 유명하지는 않지만, 대표작으로 오페라 <아를르의 여인>, <아드리아나 르쿠브뵈르>를 남기는 등 이탈리아 베리즈모 시기에 활발히 활동한 작곡가다.
뮤지컬을 보는 듯한 장면 전개에 다양한 선율과 리듬, 분위기를 잘 묘사하는 음악, 주선율의 끊임 없는 변형 반복 등이 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등장 인물이 많음에도 음악의 분위기, 각 인물마다 아리아와 듀엣의 배치, 4중창, 합창 등의 배치로 음악이 극을 잘 이끌고 있는 현대 오페라라 극의 이해가 어렵지 않다.
또한 그 어느 오페라무대보다도 화려했던 무대와 의상,그리고 다양한 배역의 성악가들의 균등한 노래와 연기 실력까지 두루 만족스러웠다. 특징적인 한 무대 세트로 전막을 다 채우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공연은 전체 4막이 모두 무대 세트가 바뀌고 각 장면을 성실히 변화를 줘 무척 만족스럽고 인상적이었다.
1막 코메디 프랑세즈 무대는 많은 배우가 등장, 가로채진 편지로 인한 사건의 발단 등 다소 극의 파악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30일 공연에서 에메랄드 색 화려한 드레스의 아드리아나 역 이영숙의 노래와 마우리쵸 역 차성호와의 듀엣, 극의 빠른 흐름, 배우들의 노래와 화려한 무대로 충분히 집중감을 준다.
이윽고 2막에서 마우리쵸를 사이에 두고 아드리아나와 브이용 공작비 두 여인이 대결 구도에 접어든다. 메조 소프라노 조미경 또한 주인공 소프라노와는 또다른 매력, 붉은 드레스와 카리스마로 좌중을 사로잡는다. 마우리쵸 역 차성호와의 듀엣도 좋다. 차성호는 훤칠한 키에 힘있게 펼쳐지는 성량과 음역과 연기를 보여주었다. 연적인 두 연인이 서로를 알게 되고 아드리아나가 괴로워하며 장렬한 음악과 함께 끝나는 2막 마지막 장면도 강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