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와 시장군수들이 2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정책회의를 열기 전,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윤성효
현재까지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는 경남도의회와 진주시의회, 창녕군의회, 합천군의회에서만 만들어졌고, 나머지 시군의회에서는 보류되었다.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도 이 조례안 보류를 결정했다. 이 사업과 관련한 예산도 상당수 시군의회에서 삭감되고 있다.
당초 경남도는 이 사업 예산을 도와 시·군청이 일정한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는데, 이날 정책회의에서는 전액 도비에서 지원하고 시·군에서는 재량사업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노동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창원)은 "당초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은 도와 시군이 예산을 분담하기로 했는데, 시·군의회에서 제동이 걸리니까 도비 전액 지원으로 변경한 것"이라며 "이 사업을 시군 재량사업으로 하기로 한 것은 홍 지사의 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셈"이라 지적했다.
정책회의 "소득별 선별급식 중재안 환영' 또 이날 홍준표 지사와 시장군수들은 정책회의에서 무상급식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정리했다. 새누리당 절대다수인 경남도의회 의장단이 '지역별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소득별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바꾸는 중재안을 제시했는데, 이날 회의에서 도지사와 시장군수들은 '이를 환영하며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정책회의에서는 "감사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며, 도의회가 제안한 지방자치단체 70%, 교육청 30%의 분담비율은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분담비율은 재조정되어야 하고, 최소한 학교급식은 주체인 교육청이 단 1%라도 더 부담하는 게 사회적 정의에 맞다"고 의견을 모았다.
여기서 말하는 감사 문제는 '학교 무상급식 특정감사'를 말한다. 지난해 말 홍준표 지사가 학교를 대상으로 무상급식 예산 지원에 대해 감사를 하겠다고 했고, 박종훈 교육감은 '월권행위'라 거부하면서 공동감사를 제안했던 것이다. 이후 홍 지사는 '감사 없이 예산 없다'며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진헌극 공동대표는 "정책회의 결정 내용은 도의회 중재안보다 후퇴한 것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도의회 중재안인 선별적 무상급식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도와 시군 부담을 떨어뜨리는 야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운동본부는 3일 오전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에서 '무상급식 원상회복 촉구 집회'를 연다. 진헌극 대표는 "3일 열리는 집회 때 정책회의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영국 의원은 "정책회의가 열리기 전 일부 언론에서는 무상급식 예산 지원 문제를 시군의 자율에 맡길 수 있다는 예측보도를 내놓기도 했다"며 "저는 그렇게 예상하지 않았고, 무상급식 중단은 그대로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 지사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나면서 추락한 자신의 위신을 회복하기 위해 시장군수 회의를 소집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홍 지사는 추락된 위신을 회복하기 위해, 자신을 중심에 두고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일을 해나갈 것으로 상당한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
박종훈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도의회 의장단의 '선별적 무상급식 중재안'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날 홍준표 지사와 시장·군수 정책회의 결과에 대해, 경남도교육청은 아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정책회의가 열리기 전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경남은 지난해까지 경남도청과 시·군청이 예산 지원해 읍면지역 초중고, 동지역 초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 되었는데, 올해부터 도시군청이 예산지원을 끊어 지난 4월 1일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도민 안중에 없는 정책회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은 이날 정책회의 결과에 대해 '도민 안중에 없는 회의'라고 비난했다. 김지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무상급식 지원중단의 책임을 교육청에 전가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학교급식 식품비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학생들이, 학부모들이 매일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해 힘겹게 싸워가고 있는데 각 지역을 대표한다는 단체장들은 '어떡하면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을 수 있을까?'와 '어떡하면 책임을 전가할까?'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다"며 "주민을 대표하는 단체장들이라면, 무상급식을 하지 않을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무상급식을 실시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최소한 이것이 정상적인 대한민국의 사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의 소득수준으로 차별하겠다는 것은 학부모와 아이에게 상처를 줄 뿐이다. 전면적 무상급식 실시만이 해법이다"며 "학교 급식비 식품비를 지원하지 않기 위해 온갖 꼼수를 부리는 세력에 맞서, 학교 급식비 지원을 의무화하기 위한 조례개정에 온 힘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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