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실 들어가는 메르스 의심환자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와 3차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설치 된 임시격리실로 한 중년여성이 들어가고 있다.
이희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아래 메르스)으로 인해 2명이 사망하고 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감염이 빠르게 퍼지면서,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한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6명이 추가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한 58세 여성이 검사 결과 메르스 양성 판정이었다고 밝혔다. 2일 현재 메르스 환자는 모두 25명으로, 잠재적 감염자인 격리 대상자도 750여 명으로 처음보다 크게 늘어난 상태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오전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주재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이후 메르스 확산방지 강화대책을 발표했지만,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내 36개 초등학교를 비롯해 전국 40여 개 유치원·초등학교가 단체 행사를 취소하고 휴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필요한 건 '괴담 처벌' 아닌 '정보공개'"관련 시민단체들의 규탄 성명 및 기자회견도 잇따랐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금처럼 국민들이 불안에 떠는 건 전적으로 정부 책임이다, 적절한 정보가 없을 때 국민들은 스스로 살 길을 찾아나서게 된다"며 "정부, 그리고 한국의료에 대한 불신이 현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변혜진 보건의료단체연합 기획실장은 "대응 초기, 정부는 메르스가 감염력도 낮다고 했고, 3차 감염도 없을 거라고 했지만 아니었다"며 "'바세린을 코에 바르면 메르스에 안 걸린다'는 소문 탓에 오늘 약국에 바세린이 동이났다고 한다, 지금 필요한 건 괴담유포자 처벌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차 감염에서 끝났다면 모르겠지만 (메르스가) 3차 감염까지 간 것은 전 세계 처음"이라며 "환자들의 인권은 보호하되, 그들의 동선이나 병원 정보 등을 공개해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변 실장은 특히 지역사회와 학교에 감염이 퍼지지 않도록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망자 1명 등 격리 치료 중인 의심자가 8명이라고 밝힌 경기 화성시도 같은 날 오후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메르스 관련 잘못된 정보 탓에 시민들 불안감이 커졌다"며 병원 정보 등을 공개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경기 안성시는 아예 메르스 확산이 진정될 때까지 읍면동별 각종 행사나 회의를 열지 말도록 결정한 상황이다.
"확진 환자, 감염 의심자 인권은 어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