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흩날리는 백두산
김희선
오월이 다가오자 이파리가 제법 무성해졌다. 중국에서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우리나라의 '근로자의 날'과 같다. 노동절에는 학교나 회사 재량에 따라 하루에서 열흘 정도의 휴가가 주어진다. 회사는 길게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학교는 노동절이나 국경절(10월 1일)에 9일정도 방학을 한다.
이 시기에 학교 안 식당이나 상점은 문을 닫고 사람조차 거의 빠져나가 휑하니 쓸쓸하다. 대부분의 중국학생은 집으로 돌아간다. 유학생들에겐 기회이기도 하다. 달랑 일주일의 방학으로 귀국을 하기엔 무엇 하니, 대신 인근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것. 여기는 중국이니 '국내' 여행, 돈도 시간도 부담이 덜하다. 나도 이 시기를 이용해 매년 이곳저곳을 누볐다.
이번에도 텅 빈 학교를 지킬 수는 없었다. 대학에서의 마지막 학기니 더더욱 그렇다. 바쁜 와중에도 여행을 계획하는 나 자신이 어지간하다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많은 곳을 고민하며 지도를 훑어 나가던 중 한곳에 눈길이 꽂혔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이다. 백두산이 있는 중국의 동북지역에 유학을 하고 있었지만, 왜 여태 그 곳을 등한시했었을까. 어쨌든 이름조차 거룩한 우리나라 민족의 산, 백두산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길고 긴 백두산까지의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