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규진군은 줄곳 당당하고 자신감 있어 보였다. 자신의 꿈조차 무엇인지 대답하지 못하는 청소년이 많은 현실에서 더욱 그의 꿈이 옹골차 보였다.
김지형
다부지게 앞으로의 이야기를 전하는 규진군의 모습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만나기 전 학교를 다니지 않는 또래의 모습을 연상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꿈이 있는 그의 모습에 응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사실 요즘 고등학생들 중 상당수는 장래희망을 물으면 대답하지 못하거나 대답을 하더라도 연예인, 공무원 정도가 다수를 이루는 현실에서 제대로 꿈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규진군의 모습은 전혀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이어지는 탈학교 행렬은 그 자체로 공교육의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학교를 떠나는 다양한 이유를 두고 그저 문제로 보기보다 우리 교육이 이미 정해진 틀 안에 아이들을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할 것이다.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과 꿈을 담을 수 있는 학교 돼야제대로 된 학교라면 규진군 같은 친구들의 꿈까지 담을 수 있는 곳이 돼야 하지 아닐까. 학교폭력, 왕따, 입시위주의 교육을 비롯해 학교에는 풀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우선 아이들은 무지개 빛깔인데 학교가 단색이지 않은지, 학교가 애써 아이들의 어느 일면만을 위해 존재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문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저 학교를 떠나는 게 대안은 아니다. 꿈이 있다고 해서 학교를 떠나는 선택이 당연하게 받아들여 진다면 공교육 정상화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중요한 것은 학교를 떠나든 다니든 사회가 함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진군은 필명이 '고야(Goya)'라고 한다. 현재 운영 중인 블로그(
blog.naver.com/cgoya123)도 웹툰연재 작가명도 모두 고야다. 사연을 들으니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지어진 태명을 아직도 쓰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웹툰 작가, 만화가 고야의 작품을 많은 이들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의 이야기처럼 학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꿈을 쫒아 성공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또하나의 꿈도 함께 이루어지길 더불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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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고 있는 두아이의 아빠, 세상과 마을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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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 마치 세뇌 받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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