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메르스 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유성호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12일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6월 2주차 정례조사에서 전주 대비 1%p 하락한 33%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정례조사 결과 중 최저치다. 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3%p 상승한 58%였고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2명에게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물은 결과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역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초동대응 실패 탓이 컸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방미 일정을 전격 연기했지만 아직 그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부정평가 사유 중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이 전주 대비 13%p 상승한 27%로 가장 높았다. '소통 미흡(13%)',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3%)', '리더십 부족·책임회피(12%)', '인사문제(5%)', '안전대책미흡(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경유 병원이 많고 확산 우려가 높았던 수도권, 충청, 전라 지역에서의 긍정평가가 하락했다. 서울 지역과 인천·경기 지역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3%p 하락해 각각 28%, 30%를 기록했다. 대전·세종·충청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5%p 하락한 36%를 기록했다. 광주·전라 지역의 긍정평가 역시 전주 대비 5%p 하락한 12%를 기록했다.
다만, 메르스 사태의 여파가 덜했던 영남 지역의 긍정평가는 소폭 상승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4%p 상승한 55%를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긍정평가도 전주 대비 5%p 상승한 41%를 기록했다.
세대별 긍정평가에서는 50대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50대 응답자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1%p 하락한 39%를 기록했다. 반대로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13%p 상승한 5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1주차 정례조사 당시 50대 중심 가정주부 응답자의 부정평가가 상승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즉, 메르스 사태와 정부의 미흡한 대응에 전통적인 지지층마저 우려를 표한 셈이다(관련 기사 :
'메르스' 못 막은 박 대통령, 가정주부 등 돌렸다).
이와 관련, '한국갤럽'은 "2월 넷째 주 이후 처음으로 50대에서의 긍정평가가 40%를 밑돌았다"라며 "올해 월별 통합 기준 50대의 긍정평가는 1월 41%, 2월 38%, 3월 52%, 4월 51%, 5월 54%였다"라고 짚었다.
50대 긍정평가 전주 대비 13%p나 빠져... 김무성·문재인 앞지른 박원순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달리 메르스 대응책을 두고 정부와 충돌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박 시장은 매월 실시되는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조사에서 전월 대비 6%p 상승한 1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박 시장은 지난 5월 같은 조사에서는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1위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p 하락한 13%를 기록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전주 대비 1%p 상승한 13%를 기록하며 문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박 시장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과의 대결로 전국적 관심을 모았고 재선에 성공하며 작년 하반기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5개월 연속 선두를 지킨 바 있다"라며 "올해 들어 문재인 대표가 더 주목받았으나 최근 메르스 사태 적극 대응으로 다시금 존재감이 부각된 듯하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메르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다소 줄어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메르스 감염이 우려된다'는 응답은 전주 대비 13%p 감소한 54%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환자 발생·경유 병원 정보 공개와 함께 예방·대응 체계가 발표됐고 병원 내 감염이 다수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