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잔뜩 꼬인 뉴스가 참 많습니다. 그 내용이 어려울수록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프리젠테이션(PT)을 떠올렸습니다. 더 쉽게, 더 명확하게 뉴스에 담긴 의미를 전달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앞으로 PT뉴스로 어려운 이슈를 확 풀어보겠습니다. 아리송한 이슈가 있으면 언제든 PT뉴스에 알려주세요! [편집자말] |
▲ [이주연의 PT뉴스] 공포의 백색가루 '탄저균' 편 메르스로 온통 난리인데 우리나라에는 또 다른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탄저균'인데요. 위험천만한 물질이 우리나라에 택배로 들어오는 동안 우리나라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 이주연
메르스 태풍에 휩쓸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심각한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주한미군 오산 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송된 건데요. 살아있는 탄저균, 이건 전쟁용 살상무기입니다. 탄저균이 쌀 한 가마니만큼 뿌려지면 100만 명 이상 죽는다고 해요. 치사율은 95%.
이런 무기를 미국은 '택배'로 한국에 보냈습니다. 어마어마한 사태이다 보니 미국도 잘못은 인정해요. 미 국방장관이 "사과한다"라고 밝혔거든요. 그런데 그게 다입니다. 탄저균이 이제까지 얼마나 들어왔는지, 언제부터 들여온 건지, 탄저균으로 무슨 실험을 한 건지, 탄저균 말고 다른 걸 들여와 실험한 적은 없는지... 하나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번 탄저균 배송 사태도 자기들끼리 알아서 조사하고 우리나라에는 그 사실을 '공유'만 하겠답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현장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한 마디 항의도 못했어요.
메르스 사태에도 미국을 가겠다던 박근혜 대통령, 돌연 일정을 취소했죠. 그 후 오바마 대통령과 20분 동안 통화를 했답니다. 탄저균 배송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과 직접 대화를 한 거죠.
그런데 탄저균 얘기가 나왔을까요? 청와대가 대화 내용을 상세히 브리핑해줬는데, 단 한 마디도 안 나왔습니다. '기후 변화 대응, 한-미 원자력 협정, 사이버 안보' 이런 얘기는 줄줄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대한민국 군통수권자가 이래도 되나요?
메르스 사태에 대해 "이게 정부냐"라고 일침을 놓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탄저균 사건에 대해서는 "이게 대통령이냐"라고 쏘아붙이지 않았을까요.
미국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그 근본적인 이유, PT뉴스에서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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