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걸 토하고, 다시 먹고... '복돌이'가 위험하다

[주장] 영장류의 상업적 이용, 동물도 인간도 불행해져

등록 2015.06.23 17:31수정 2015.06.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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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 복돌이

 2012년 만났던 오랑우탄 우탄이
2012년 만났던 오랑우탄 우탄이동물을 위한 행동

2013년 발의된 동물원법은 6월 법안소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동물원법을 둘러싼 논의와 쟁점은 많지만 원칙적으로 동물원에 법이 필요한 이유는 가두어진 야생동물(captive animals)의 관리와 감독 때문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지만, 특히 인간과 가까운 동물일수록 더욱 관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인지능력과 지능이 뛰어난 동물은 제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핵심에 영장류가 있다. '동물을 위한 행동'이라는 야생동물을 다루는 단체를 설립한 것은 그런 맥락이다.

처음 주목한 것은 오랑우탄 우탄이었다.            

테마동물원 주주에서 오랑우탄 우탄이를 처음 만난 것은 2010년이었다. 우탄이는 2012년 숨을 거두었다. 우탄이가 은퇴한 후 우탄이가 하던 역할을 대신한 것은 오랑이라는 암컷 오랑우탄이었다. 오랑이는 사람의 옷을 입고 관람객들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쇼가 끝나면 사진을 찍었다.

2012년 테마동물원 주주는 부산 더 파크에서 오랑우탄 복돌이를 6천만 원 주고 구입했다. 번식을 위해서라고 했다. 테마동물원 주주는 경기도에 '박물관'으로 등록되어 있는 '동물원'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야생동물이 전시되어 있고 돈을 내고 관람을 하는 모든 곳을 동물원이라고 통칭한다. 동물원이 종 보전이나 교육의 기능을 앞세워 홍보하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공정가치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공적 임무를 하지 못한다면 동물원은 그야말로 동물을 사고 팔고 이용하는 상업적 기관에 불과하다. 그런데 기능이라는 측면이 아니라 소유권 여부을 통해 동물원을 바라보면 실제로 공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해 우탄이, 오랑이, 복돌이는 법적으로 그 동물원장 소유다. 문제는 개인 소유물을 다른 기관이나 국가가 함부로 관리, 검사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를 새로운 공적 가치와 기준을 가지고 국가가 개입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 제정이 필요하다. 동물원법 제정의 이유는 동물원 운영에 있어서 법과 기준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관람객들 앞에서 입술을 뒤집어 보이는 묘기를 부리는 오랑이
관람객들 앞에서 입술을 뒤집어 보이는 묘기를 부리는 오랑이케어 CARE

오랑이와 복돌이의 번식은 올바른 것일까. 오랑우탄은 보르네오 오랑우탄과 수마트라 오랑우탄으로 구분된다. 보르네오 오랑우탄 안에서도 세 개의 아종이 있다. 아종이 뒤섞이면 종 보전의 가치가 없다. 그런데도 동물원에서 종 보전의 가치가 없는 동물이 번식되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동물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 세 마리의 유전자 검사가 엄격하게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이를 강제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동물쇼에 대한 대중적 논란이 거세지면서 테마동물원 주주는 오랑이와 관람객이 만나는 이 행사 프로그램을 쇼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랑이가 시민을 만나는 장소는 공연장이 아니다. 하지만 관람객과 동물이 일정한 장소에서 만나 동물의 인위적인 행동을 통해 즐거움과 웃음, 흥미를 유발했고, 이를 보기 위해 관람객이 돈을 지불했다.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 동물쇼로 분류할 이유는 분명하다.


동물쇼의 위험성은 잔혹한 훈련과정과 열악한 사육환경에서도 존재하지만 그 동물이 고등동물일수록 더욱 위험하다. 영장류, 코끼리, 돌고래 같은 대표적으로 자의식을 가진 동물은 사람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우울증, 자폐증 등을 경험한다. 자신을 키워준 조련사를 공격한 돌고래와 코끼리의 사례들을 과학자들은 자의식의 발현이라고 보고 있다. 야생적 본능의 표출이 아니라 자신에게 해를 끼친 존재에 대한 기억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영장류 같은 고등동물에 대한 이해를 달리해야 한다. 그들을 우리 방식으로 제어하거나 길들일 수 없다.

 관람객 앞에 선 복돌이
관람객 앞에 선 복돌이케어 CARE

동물단체 '케어'(Coexistence of Animal Rights on Earth)의 활동가들은 2013부터 총 10회에 걸쳐 복돌이와 오랑이의 행동을 조사해왔다. 활동가들은 방문할 때마다 '복돌이가 자신이 먹은 음식을 토하고 다시 먹는 행동을 반복했고 많은 관람객들도 그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정형행동(목적없이 일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의 일종이다. 복돌이의 건강상태는 매우 위험하다.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긴팔원숭이

2013년 8월 '동물을 위한 행동'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슬로우 로리스라는 국제적 멸종위기 종을 거래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총 4건을 경찰에 사건 의뢰하였고 이 중 한 건이 기소되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 중 한 명이 수사망이 좁혀지자 그 원숭이를 산에 데려가 방사했다는 것이다. 말이 자연방사지 사실상 유기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슬로우 로리스. 국제적 멸종위기 종이며 우리나라에 수입, 판매, 유통이 모두 금지된 종이다. 어떻게 개인이 이 희귀한 동물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을까.

2013년에서 2014년까지 '동물을 위한 행동'은 이화여대 연구진 '슬픈과학자'와 함께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사이트를 조사하였다. 이 과정에서 개인이 야생동물을 소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배경 중 하나가 방송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중 동물을 다루는 한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긴팔원숭이가 있었다. 당시 긴팔원숭이는 개인이 집에서 개인사육하고 있었고, 방송 중 소개되었던 내용은 긴팔원숭이가 사람을 물거나 말썽을 부리는 것이었다. 방송의 특성상 이 내용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소개되었으나 한편으로 보면 영장류를 개인이 사육했을 때의 위험을 잘 보여주는 장면들이었다.

2014년 4월 김해의 부경동물원에서 긴팔원숭이를 발견했다. 긴팔원숭이의 전시장은 실내에 있었다. 좁은 실내 전시관의 한쪽 벽에서 다른 쪽 벽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끊임없이 벽을 쳐댔다. 분명히 그 곳은 긴팔원숭이들에게 좁은 공간임에 분명했다.

놀라운 것은 긴팔원숭이들이 밖으로 나와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당시 사육사는 긴팔원숭이를 데리고 나와 지나가는 관람객들에게 만져보라고 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4년 겨울 교육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이 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긴팔원숭이가 등장했다. 일찍 죽음을 맞이한 한 유명가수의 어머니는 슬프고 우울한 마음을 잡기 위해 긴팔원숭이 아기 보육을 자처했다. 일종의 매개치료인 셈이었다.

긴팔원숭이의 방송출연은 이뿐이 아니었다. 2014년 한 유명가수의 뮤직비디오에도 긴팔원숭이가 등장했었다. 당시 매개치료를 소개한 방송국과 유명가수의 소속사 모두에 긴팔원숭이의 대여 과정에 대해 문의하였으나 어떤 대답도 얻지 못했다.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긴팔원숭이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긴팔원숭이뮤직비디오 캡처화면

 이 동물원에서는 긴팔원숭이를 관람객 앞에 보여주고 만질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이 동물원에서는 긴팔원숭이를 관람객 앞에 보여주고 만질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동물을 위한 행동

이 동물원에서 얼마나 많은 개체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15년 초 낙동강환경청에 정보공개신청을 했다. 그런데 부경동물원에 있는 8마리의 긴팔원숭이 중 7마리는 동물원이 아닌 개인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개인이 7마리나 소유하게 되었을까. 낙동강 환경청의 설명에 따르면 소유자가 우리나라가 CITES(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 워싱턴 조약)에 가입하기 전 긴팔원숭이를 구입했고, 번식 역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 이후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법 개정 이전으로 소급해 적용한 후 문제삼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현재 긴팔원숭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수입, 번식, 양도, 양수하는 경우 해당 지역의 환경청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어떻게 개인이 7마리의 긴팔원숭이를 보유하게 되었고 번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소유자의 주소지인 한강유역환경청에 조사를 요청하였으나, 환경청에 따르면 그 개인이 조사에 불응하고 있어 더 이상의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전시관 안에는 구멍이 뚫려있어 그 안으로 관람객들이 과자를 넣어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전시관 안에는 구멍이 뚫려있어 그 안으로 관람객들이 과자를 넣어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동물을 위한 행동

부경동물원뿐이 아니었다. 2015년 4월 전국의 이동동물원을 조사하던 중 대전 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두 개의 이동동물원에서 긴팔원숭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포착되었다. 긴팔원숭이는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었다.

놀라운 것은 <마의>라는 드라마에 잠깐 출연했던 긴팔원숭이의 사진이 한 업체의 홈페이지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긴팔원숭이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이 곳까지 오게 된 것일까. 2015년 5월 해당 지역의 금강유역환경청에 문의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직접 현장을 방문하였으나 업체에서는 긴팔원숭이는 보유한 적이 없고, 업체의 홍보를 위해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 긴팔원숭이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거래되었고 또 현재 누가 보유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가 CITES에 가입한 것은 1993년.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해당국의 수출증명서와 원산지증명서가 필요하다. 2014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국내 거래시에도 양도, 양수, 번식 증명서도 해당 환경청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법 개정 이후 유통되어 번식, 거래된 개체 중 상당수는 어떻게 거래 유통되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긴팔원숭이는 야생에서 25년에서 40년. 동물원 같은 환경에서는 최대 50년까지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CITES가입 이전에 들여온 동물의 경우 아직 생존개체도 있고, 무엇보다 그 이후 불법적으로 거래되었거나 불법 번식된 경우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상업적 이용은 말할 것도 없다. 방법은 현재 모든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체별로 기록, 관리함으로써 상업적 이용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다.

영장류는 지구 공통의 자산

 긴팔원숭이에게 철봉 묘기를 보여주고 있다.
긴팔원숭이에게 철봉 묘기를 보여주고 있다. 동물을 위한 행동

2015년 5월 국내 최대의 동물원인 에버랜드 동물원의 영장류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사전에 신청한 20여 명의 관람객은 사육사의 안내에 따라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다는 공간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고 건물 뒤쪽에 마련된 공간에 관람객들이 둘러앉았다. 잠시 후 사육사가 아기 동물을 데리고 나왔다.

침팬지, 오랑우탄, 긴팔원숭이. 침팬지는 돌아가면서 손을 보여주었고 긴팔원숭이는 손을 만질 수 있게도 해주었다. 오랑우탄은 함께 사진찍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런데 사육사가 긴팔원숭이 아기의 손힘을 보여준다면서 철봉을 시키는 묘기를 보여주는 코너가 있었다. 촬영은 원천적으로 막았다. 당당하다면 왜 촬영을 못하게 하는 것일까. 보여주는 전시 외에 영장류를 체험한다는 명목으로 만지게 하는 것은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을까.

영장류 즉 영장목은 안경원숭이류를 비롯한 원원류와 긴꼬리원숭이 등의 진원류, 긴팔원숭이, 오랑우탄 등의 유인원을 모두 포함하며,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손과 발이 있고 손톱과 발톱이 달린 5개의 손가락과 발가락이 있다. 포유류 중 진화과정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인지능력과 지능을 가진 부류인 만큼 자의식이 있고 가족을 중심으로 한 사회를 이루며 살아간다.

영장류의 개인적 상업적 이용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국내 최초 야생영장류 연구자 김산하 박사에게 해당 동영상 속의 영장류 체험 내용을 보여주었다. 김산하 박사는 메일을 통해 다음과 같은 소견을 전했다.

"만지는 것에 질병감염의 문제가 거의 없다고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지극히 비과학적인 자세입니다. 영장류는 동물 중에서도 인수공통 전염병이 많고 쉽게 전염될 수 있습니다. 현재 다 알려지지 않은 것조차 얼마나 되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접촉이 괜찮다 하더라도 단 몇 건의 접촉이 안 좋으면 그 자체로 큰 문제입니다. 언제나 그 소수의 접촉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죠.

더욱이 이런 체험 프로그램은 사람들로 하여금 야생동물이란 그렇게 근접거리에서 보고, 만지는 것이 괜찮다는 그릇된 인상을 심어주기에 더욱 안 좋습니다. 야생동물은 만지는 것은 물론 시선 자체를 싫어하는데, 지금 만져지고 있는 원숭이가 이미 좀 '익숙해져' 보인다고 해서 괜찮은 것이 아닙니다. 그저 억지로 일상화가 되어있는 것이죠."

지금도 일상적으로 시민들과 만나고 있는 오랑이. 과연 오랑이는 괜찮을까. 그리고 오랑이와 접촉했던 수 많은 시민들은 괜찮을까.

영장류의 개인사육이 위험한 이유

전문가들은 개인의 영역인 가정 내에서는 박테리아성 질환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마이코 박테리아는 폐결핵을 일으킬 수 있고 살모넬라는 장염의 원인이 되며 캄필로박터는 설사를 일으킨다.

희귀야생동물 즉 외래동물(exotic animals)은 특이한 습성과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를 제대로 갖춰주지 못할 때에는 복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로 주인이 감당하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 22개 주에서 영장류를 펫(애완동물)으로 키우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3개 주에서는 일부 금지, 11개 주에서는 허가증이 필요하다.

ENCAP(Born Free Foundation이 설립한 유럽 야생동물 NGO연합)의 'Wild Pets in the European Union'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네덜란드, 불가리아, 이탈리아, 포르투갈,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헝가리는 개인 사육이 금지되어 있고, 벨기에와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은 일부 금지되어 있다.

영국의 경우 'Dangerous Wild Animals Act'에 따라 법에서 규정한 원숭이를 키우려면 면허가 필요하다. 스페인의 경우 1990년에서 2008년까지 89건의 영장류가 압수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불법유통 되었고, 학대 받았으며, 사육조건이 열악했다. 이들 대부분은 자해를 하는 정형행동을 보이는 등 신체적, 행동적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한다.

영장류 멸종의 주요 이유는 환경악화에 따른 서식지 파괴, 밀렵, 식용과 애완용으로의 유입이다. 바바리 마카크(학명: Macaca sylvanus) 원숭이는 현재 야생에 5000~6000마리가 남아 있다. 지난 30년간 80%가 줄어든 셈이다.

영장류 거래 산업과 연관된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번식, 사육해 거래하는 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하는 주장이 무색하다. 한 업자는 외국에서 수입한 종들 대부분 원산지 증명서 등 서류가 확실하지 않아 사실상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들어온 것인지 확인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방이 최선이다. 엄격한 법과 기준을 가지고 개인의 소유과 상업적 이용을 막아야 한다.

RSPCA는 'Do you give a monkey?'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제안한다.

"사육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야생에서 왔건 혹은 사람 손에서 태어났건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영장류는 영리하고, 지능이 높고 수명이 길다. 또한 무리생활을 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특징이 있다. 자의식이 있고 과거 자신의 경험을 통한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더욱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동물실험에 영장류를 이용하는 것이 더욱 비윤리적인 이유는 이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특정한 법률이 없어 사실상 가게와 인터넷을 통해 (영장류가)거래되고 있다. (영장류는) 지능이 높고 의식이 복잡하여 아무리 시설이 좋은 동물원이라도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어렵다. 따라서 개인은 말할 것도 없다. RSPCA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497통의 영장류 사육관련 상담전화를 받았다. 매년 50통 정도의 전화를 받는데 개와 고양이보다 4배에서 12배 높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는 영장류를 애완용으로 키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말해준다.

사회적 동물인 영장류는 애완용으로 키워지기 위해 어릴 때 혼자 떨어져 지내게 된다. 어릴 때 가족과 분리되어 혼자 지내는 경우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 자해를 하거나 몸을 흔들고 머리카락을 뽑는 등의 이상행동을 하게 된다. 원숭이들은 대부분 어릴 적 엄마에게 깊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서 새끼 때 일찍 엄마로부터 떨어지면 장기간 정신적 손상을 입게 된 이후 아무리 사람이 돌봐도 비정상적 행동을 하거나 번식을 못하거나 공격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온라인 광고상에 나온 원숭이들은 대부분 (생후) 9주에서 12주 사이의 나이에 시장에 나오게 된다. 넓은 공간에 다양한 행동이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배려해야 하나 대부분 새장같이 좁은 곳에 가둬두거나 창고 헛간 같은 공간에서 발견된다. 학대받은 영장류를 보호하고 있는 곳에서는 종종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져 있거나 치아가 썩어 있는 마모셋이나 타마린을 발견하기도 한다. 햇빛을 보지 못해 뼈가 성장하지 못하거나 신체적 문제, 면역력 결핍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원숭이들이 많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영장류 #오랑우탄 #긴팔원숭이 #동물을 위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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