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강하 시범 선보이는 국군 장병 지난 2013년 9월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6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 최종 리허설에서 국군 장병들이 고공하강을 선보이고 있다.
유성호
그렇게 70년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한국군은 한미동맹의 우산에 너무나 익숙해져 이제는 동맹의 그늘을 벗어나 자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한국군은 해군, 공군 비중이 높지 못해 전형적인 '후진국형 군 편제'라는 비난을 듣습니다. 한국군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지만 전체 군의 구성 비율이 2006년만 하더라도 육군이 81%를 차지하며 해군은 10%, 공군은 9%에 불과합니다. 남북이 통일을 이루면 우리 국방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상대해야 하는데 해군과 공군이 턱없이 초라한 것입니다.
한국군이 육군에 편중된 이유는 전시에 국군을 지휘할 미 태평양사령부가 해-공군 중심의 편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평양사령부 휘하 육군은 하와이에 주둔하고 있는 미 제25보병사단과 제196보병여단과 주한미군, 주일미군 등으로 구성되는 것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그런데 태평양 사령부 휘하 해군은 미 샌디에이고에 주둔해 동태평양을 관할하는 제3함대와 일본 요코스카에서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제7함대를 포괄합니다. 7함대는 니미츠급 조지워싱턴 항공모함을 주축으로 USS 블루리지함, 존 메케인 이지스함 등 50~60척의 함선과 350대의 항공기, 6만명의 해군과 해병대 요원으로 구성되며 미국의 함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큽니다.
태평양 공군은 주일미군의 제5공군, 주한미군의 제7공군, 알래스카의 제11공군, 하와이의 제13공군을 아우르며 주한미군의 제7공군은 오산, 군산, 대구기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해군과 공군 중심인 반면, 한국군은 육군 중심인 이 구조는 한반도 유사시, 국군의 작전통제권이 미군으로 넘어가게 되면 달라집니다. 미 태평양사령부의 해-공군과 한국 육군이 합체해 육-해-공군이 균형 잡힌 통합전투군대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국군은 역설적으로 미 태평양사령부의 판단과 요구에 의해, 비대한 육군조직을 계속 관리하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군도 근무기간이 7년여에 달하는 직업군인으로, 모병제로 전환할 수 있을까요? 한미동맹 체제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해-공군이 집중된 미 태평양사령부로서는 지상군 공격을 대행할 대규모 육군병력이 필수적인데, 한국군이 모병제로 전환해버리면 대규모 지상군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육군의 처지는 한미동맹에 대항해 영토방위를 중시하는 북한의 군사노선과도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북한은 한국처럼 육군의 비중이 높지만, 북한군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지하시설의 밀도가 높습니다. 한반도 유사시 지형지물의 조건은 사방이 노출된 우리 장병들보다 땅굴로 연결해놓은 북한군이 훨씬 유리합니다.
우리 군은 한반도 유사시 육군의 생존을 보장할 방어형 지형지물을 꼼꼼히 갖추었는지 의문입니다. 미 태평양사령부의 대북군사작전계획에 따라 한국군이 배치되어야 할 테니 이마저도 제대로 갖추기 어려운 것입니다.
군사의 자주적 결정권, 군사의 자주적 사용권, 자주적 군사능력 배양권이 있다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요? 지금 같은 한미동맹 체제에서는 결코 불가능하다고 할 것입니다.
자위대를 끌어들이는 태평양사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