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를 맞고 해갈이 된 땅
최오균
갑자기 시커먼 구름이 철원 방향에서 몰려오더니 칠흑처럼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소나기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일진광풍이 불어 닥치며 주변에 있는 모든 수목이 물결치듯 좌우로 흔들거렸다. 처마 밑 홈통에서는 곧 폭포수처럼 물이 콸콸 쏟아져 내렸다. 천둥과 번개를 수반한 소나기가 무려 1시간 동안이나 내렸다.
"돈 비가 내렸어요!"이튿날 아랫집 현이 할아버지가 콩밭을 둘러보며 한 말이다. 정말 농부에게는 천금처럼 소중한 단비다. 텃밭에 나가보니 모든 작물들이 소나기를 맞고 밤새 훌쩍 커 버린 것 같다. 토마토는 터질 듯 매달려 있고, 방울양배추도 키가 훌쩍 커져 가지마다 작은 방울이 맺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