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16연대 세월호 유가족 컴퓨터 압수수색서울 종로경찰서 수사관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4·16연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자, 세월호 유가족과 4·16 관계자들이 이를 지켜보며 의아해하고 있다.
유성호
황교안 국무총리가 취임한 이튿날인 19일 경찰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아래 4·16연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를 두고 공안정국의 시작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황교안 국무총리는 18일 법무부 장관 이임식에서 "헌법가치를 확고히 지켜나가고, 법치를 통한 국가개혁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법질서 확립'을 거듭 당부했다(관련기사 :
'미스터 국보법', 이임사로 공안정국 예고?).
서울 종로경찰서는 오전 11시께부터 박주민 변호사 등 4·16연대 관계자들의 입회 하에 서울 중구 저동에 있는 4·16연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정채민 종로경찰서 수사과장은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저를 포함해 수사관 7명은 오전 8시 20분부터 이곳 사무실 앞에 나왔고, 4·16연대 관계자들에게 연락해 오전 11시부터 사무실에 들어가 컴퓨터와 서류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4·16연대의 불법 시위 관련해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4·16연대는 이날 오전 "(경찰은) 오늘 오전 박래군 상임운영위원, 김혜진 운영위원 차량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지금은 4·16연대 사무실과 인권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면서 "공안통 황교안 총리가 취임인사를 떠들썩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메르스를 잡는 것이야말로 진정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바로잡는 일인데, 엉뚱하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라고 정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세월호 사람들' 잡기에 나섰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습게 여기는 정권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세력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4·16 연대로 굳게 뭉쳐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안전한 사회 만들어야겠다"고 강조했다.
4·16연대 법률대리인 박주민 변호사는 이날 낮 기자들과 만나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은 지난 4~5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요구했던 일련의 집회들이 박래군 상임운영위원과 김혜진 운영위원의 주도 하에 이뤄진 것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압수수색은 컴퓨터에 설치된 파일을 검색해 복사하거나 서류를 수색해 압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모두 마무리되려면 3~4시간은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4·16연대는 유가족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단체이고, (4~5월) 집회의 불법성과 위헌성을 두고 여러 가지 공방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축시키려는 것 아니냐"면서 의구심을 나타냈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서울로 올라와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단체 배서영 사무처장은 "경찰은 유가족 회의록까지 들여다보고 있는데, 유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유가족을 탄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