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심정... 아버님도 1년째 입원해 고통 잘 알아"

고개 숙인 이재용 "메르스 확산 못 막아 책임 통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려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려 사죄한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 ▲**고개 숙인 이재용 "메르스 확산 못 막아 책임 통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려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려 사죄한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유성호

"내 자신 참담한 심정이다, 책임을 통감한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23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메르스 환자 발생 한 달여,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 진원지로 떠오른 지 20여 일 만이다.

삼성서울병원의 실질적 주인인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에게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쳤다"고 사과했다.

"내 아버님도 1년 넘게 입원... 환자와 가족 고통 이해"

이 부회장은 "특히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분들과 유족분들, 아직 치료중인 환자들, 예기치 않은 격리조치로 불편을 겪은 분들에게 죄송하다"면서 "환자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내 아버님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있다. 환자와 가족들이 겪은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며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급성 심근 경색으로 쓰러진 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이번 일이 발생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응급실 진료 환경을 개선하고 음압 격리 병실을 확대하는 한편, 감염 질환 예방활동과 백신,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의료진을 벌써 한 달 이상 밤낮없이 치료와 간호에 헌신하고 있다"면서 격려와 성원을 당부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을 찾아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다며 사과했지만 공개 사과는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은 평택성심병원에 이은 메르스 2차 확산 진원지로, 지난 13일 밤부터 부분 폐쇄에 들어간 상태다.(관련기사: 이재용 부회장 사과, 진정성 없는 3가지 이유)

'사과문 발표' 5분도 안 돼 회견장 떠난 이재용

사과문 발표한 뒤 자리 나서는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사과문 발표한 뒤 자리 나서는 이재용**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유성호

이 부회장은 이날 사과문을 발표한 뒤 5분도 채 안 돼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원장이 대신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이미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 사과한 적이 있는 송 원장은 "우리 병원에서 메르스 사태로 큰 걱정을 끼쳐 여러 번 사과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아직 메르스 확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책임감에 사죄 말씀을 드리고 거듭나려는 것"이라면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송 원장은 "메르스 사태가 수습된 후에 외부 전문가를 포함하는 병원 쇄신위원회를 만들어 금번 사태 발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위기관리 시스템 전면 개선하겠다"면서 "이번 사태 발단이 된 응급실 진료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전염성이 높은 호흡기 환자를 일반 환자와 분리하도록 응급실 구조를 개선하고 진료 프로세서를 개선해 응급실 체류 기간을 줄이는 여러 방안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25병상인 음압 격리 시설도 보완하기로 했다

아울러 송 원장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위기관리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했어야 하는데 메르스 정보가 부족해 초기 대응이나 노출 환자 관리에 빈틈이 있었다"면서 "응급실에서 슈퍼 전파자에 의한 대규모 감염이 이뤄져 모든 고통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메르스 환자 접촉한 의료진 격리 시점 논란에 대해서도 송 원장은 "응급실에서 14번째 환자에 노출된 밀접 접촉자를 격리하는 과정에서 모든 의료진을 일관되게 격리한 게 아니라 파악한 시점에서 격리해 시기가 모두 다르다"면서 "직접 진료한 의사는 바로 격리했고 직접 환자를 안 본 사람 조금 늦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한편 메르스 감염 임신부 분만에 대해 송 부원장은 "오늘 새벽에 산모가 37주 5일 만에 제왕절개를 통해 3.1kg 남아를 분만했다"면서 "산모와 아기 상태 둘 다 좋다"고 밝혔다. 한때 뇌사 오보를 낳았던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째 환자에 대해선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에크모(심폐기능보조장치)를 달고 있었는데 현재 상태가 호전돼 에크모를 떼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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