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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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성의 월간 음주율은 75%이다. WHO(세계보건기구)의 2010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알코올 소모량은 세계 17위에 올라 있다(한국의 순위는 프랑스나 독일보다 높고, 한국보다 상위에는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 이 주로 위치하고 있다).
통계를 차치하고서라도, 성인 남성인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아도 주변에 술을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게다가 술을 못하면 약간 별종 취급을 받으니.
젊은 나이부터 알코올 중독에 가까운 수준으로 술을 마셔도, 사회적으로도 그냥저냥 봐 주는 분위기고, 본인들도 나름의 멋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들을 계도할 만한 40, 50대 이상의 '어른' 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소위 '삶의 낙'을 잃어버린 아버지 세대들의 굳어버린 음주습관(주변의 많은 아버지들이 저녁식사를 하며 소주 한 병 이상을 매일 반주로 하신다)은 여러 가족 구성원들에게 해결되지 않는 골칫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술과 담배는 현대인에게 가장 대표적인 두 기호품이고, 몸에 해롭기로 알려진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기도 하다. 그런데 담배는 '백해무익 (百害無益)'한 것이 비교적 알려진 반면, 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견이 존재한다.
약간의 술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 술에 무슨 물질(과일류부터 뱀에 이르기까지)을 넣어 약용으로 먹는다는 이야기, 동양의학서에 특정 술이 건강에 좋다고 언급되었다는 이야기 등 이에 대한 정보도 홍수 같다. 이러한 정보들은 대개 그 근거가 부족하며, 대부분의 의사들은 그런 정보를 믿지 않고 절주 (節酒) 하길 권할 것이다.
그렇다면 술은 정말 백해무익할까? 술은 그 즐거움과 향미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끊어야하는 '독(毒)'인 걸까? 이에 대한 의학적 견지는 어디에 와 있을까.
Q : 술은 암을 유발하나요? 술은 세계암연구재단(WCRF)의 보고서에서 1등급 발암물질 (발암 연관성이 거의 확실한) 로 분류되었고, 국제보건기구(WHO)의 자료에서도 1등급 발암물질로 분류되었다. 알코올의 대사물(아세트알데히드 등)이 DNA를 파괴하거나, 정상세포의 암세포로의 분화 촉진, 암세포의 생장속도 증가 등이 암을 유발하는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양한 역학적 연구 및 실험실 연구 등을 고려해볼 때, 알코올이 암을 유발하는 것은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다(술과 관련하여 가장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암은 구강, 인두, 식도 등 술이 거쳐 지나가는 소화기관의 암과 유방암이다).
특히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함께 피우는 경우는 그 해악이 심각해진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자제력이 약해지고 담배의 '맛'이 좋아진다는 이유로 더욱 담배를 찾는 경우가 많다. 술과 담배의 발암력은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흡연과 과음을 동시에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구강, 혹은 인두암이 300배나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었다(성대암, 식도암 등의 발병률도 수십 배 이상 증가한다고 한다).
술을 마시며 담배를 피는 것은 그야말로 암 폭탄을 몸에 투하하는 것과 같다. 과감히 말하건대, 다양한 건강정보를 읽고 운동을 하여 몸을 관리하는 것 등의 노력을 전부 합쳐도 흡연자가 금연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완전히 끊기 어려운 흡연자라도, 특히 술을 마실 때는 절대 흡연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Q : 술의 종류에 따라 해악이 다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