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도 다녀갔는데..." 다음카카오 제주 인력 철수 논란

<한경닷컴> "2017년까지 판교 통합 공지"... 다음카카오 "본사 이전 계획 없어"

등록 2015.07.02 20:59수정 2015.07.0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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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6월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원희룡 제주지사,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과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6월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원희룡 제주지사,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과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청와대

"지난주에 제주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범수 의장이 같이 사진도 찍었는데 말이 되느냐."

다음카카오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문을 연 직후, 제주 본사 인력 이동 계획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경닷컴>은 2일,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오는 2017년까지 판교 사옥으로 직원 통합을 마무리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등 현지 근무가 불가피한 소수 인원만 남기고 미디어본부 등 제주 본사 인력 400여 명 대부분을 경기도 판교에 있는 다음카카오 통합사옥으로 옮긴다는 내용이다.

더구나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테크노파크 벤처마루에서 열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자리에서 제주 현지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이석우 공동대표 등도 참석했다. 사실상 '제주 본사 철수'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다음카카오는 "제주 인력을 철수한다는 일부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의 본사는 제주이며, 현재 본사 이전 계획은 없다"며 제주 본사 철수로 확대되는 걸 경계했다.

다만 다음카카오는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는 조직은 동일 근무지로 통합한다는 큰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기존 제주 근무자 중 판교와 협업이 많은 인력은 판교로 이동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반대로 판교에서 제주로 이동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본사 인력 판교 이동 계획 자체는 부인하지 않은 셈이다.

현재 제주에는 카카오와 합병 이전 다음커뮤니케이션쪽에서 주로 맡고 있던 미디어본부, 검색, 마케팅 관련 부서 등 현지 인력 400여 명이 남아있다. 이 중 상당수가 판교 사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제주에 모바일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연결 서비스) 플랫폼 사업 거점을 마련하는 한편 3만8000여 평에 이르는 본사 부지 등을 활용해 '카카오프렌즈 테마 뮤지엄' 설립과 같은 제주 관광 진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파견 인력은 2명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사업도 구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얼마나 되는 인력이 필요한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제주에 있던 인력이 일부 판교로 옮겨갈 수 있지만 전체 인력 규모가 지금보다 늘면 늘었지 더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 카카오 출신을 비롯한 다음카카오 핵심 인력들이 판교로 집중된 상황이다. 미디어본부 등 다음 출신 핵심 인력까지 빠져 나가면 사실상 본사 기능을 잃게 된다는 지적도 다음카카오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이 관계자는 "본사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합병 이전에도 주요 기능은 다음 한남동 사옥에서 맡았다"면서 "합병 이후 양쪽 업무 인력을 한자리로 모아 시너지를 내려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다음카카오 합병 이후 '무늬만 본사'... 항공료 지원도 중단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왼쪽)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왼쪽)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제주 현지 인력을 판교로 이동하면서, 서울과 이동이 잦은 제주 근무 직원들을 위한 특별 수당인 '제주 마일리지' 등 복지 혜택을 올해 말 폐지하기로 한 것도 논란거리다. 지금까지 서울 등에서 제주로 발령받은 직원은 제주 정착비와 항공료 지원 개념으로 매달 75만~90만 원을 추가로 받았다.

그나마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으로 제주 잔류에 기대를 품었던 제주 근무 직원들 사이에서, 결국 서울과 제주간 항공료가 아까워서 나온 결정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제주 마일리지 폐지 계획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양사 복지 제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변화일 뿐"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지난 2004년 제주도와 협약을 맺고 '인터넷지능화연구소'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제주에서 '즐거운 실험'을 시작했다. 2006년 다음글로벌미디어센터(GMC)에 이어 2012년 스페이스닷원, 지난해 스페이스닷투 등 본사 규모도 점차 확대했다. 지난해 10월 다음카카오 합병 이후에도 제주에 본사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지만 그 사이 핵심 인력이 판교로 발령받는 일이 늘면서 위상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현재 다음카카오 판교 사옥에는 합병 전 서울 한남동 사옥에서 일하던 다음 출신 인력 800여 명까지 포함해 모두 18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다음카카오 #창조경제혁신센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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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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