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연찬회 취소 따른 유람선사 영업 피해, 누가 책임?

경남도의회, '학부모 집회' 관련 9일 일정 취소... 유람선사, 피해보상 요구

등록 2015.07.14 19:23수정 2015.07.1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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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의원연찬회 현장방문 취소와 관련해 유람선사 측이 영업방해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 누가 그 책임을 질 것인지를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8~9일 1박2일 일정으로 거제에서 의원연찬회를 열었다. 이날 연찬회에는 의원과 의회 사무처 직원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대명리조트에서 1박했던 참가자들은 당초 둘째날 유람선을 타고 장사도 해상공원과 해금강, 바람의 언덕을 탐방할 예정이었다가 취소했다.

경남도의회가 연찬회를 열자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는 학부모들이 항의했다.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한 거제시민운동본부' 소속 학부모 100여 명은 첫째날에 이어 둘째날 아침에도 대명리조트 앞에서 의원들을 규탄했다.

a  경남도의회가 지난 8~9일 거제에서 의원연찬회를 열면서 장사도 일대 탐방하려다가 학부모들의 항의로 취소해 유람선사측에서 피해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최양희-송미량 거제시의원은 14일 오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의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남도의회가 지난 8~9일 거제에서 의원연찬회를 열면서 장사도 일대 탐방하려다가 학부모들의 항의로 취소해 유람선사측에서 피해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최양희-송미량 거제시의원은 14일 오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의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윤성효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무상급식 중단 1등 공신, 경남도의원들의 거제 방문을 환영합니다'고 쓴 펼침막과 '무상급식 좋아요'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도의원과 직원들은 버스 2대를 타고 대명리조트를 출발했는데, 일부 학부모들은 10여 분간 차량을 막기도 했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계란과 소금을 던지며 항의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절대다수인 경남도의회는 지난 3월 학교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통과시켰다. 경남도와 시군청은 지난해까지 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해 오다 올해부터 중단되었고, 경남도의회가 그같이 결정하면서 학교에서는 지난 4월 1일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경남도의회는 둘째날 현장방문 일정을 취소했고, 버스는 곧바로 창원으로 향했다. 그러자 유람선사 측이 영업방해로 피해를 입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거제지역 언론에 따르면, 유람선사측은 거제시민운동본부에 영업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고소장을 거제경찰서에 냈다. 유람선사 측은 의원들의 둘째날 행사 취소가 학부모들 때문이라며, 300만 원대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거제경찰서는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11일 고소인 조사를 벌였고, 조만간 학부모들을 상대로 피고소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도의회 "의회 책임 없어"... 거제시의원 "도의회 책임"

경남도의회와 거제 학부모들이 책임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14일 경남도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거제 무상급식 원상회복 단체의 차량통행 저지 등 계속 항의로 인한 충돌을 우려해 의원연찬회 현지 의정 활동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경남도의회는 "현지 의정 활동 취소가 학부모들의 계속된 항의에 의한 것임에도 의회에 지역업체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것은 사회통념과 상식에도 전혀 맞지 않는 행위"라며 "당시 우천 기상예보로 인해 유람선 예매나 예약을 확정하지 않고, 현장 매표 후 현장의정활동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남도의회는 "도의회 관계자가 유람선업체 측에 학부모단체에게 요금을 청구하라고 말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고, 유람선 업체에서 집회 주도 단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항의집회에 따른 영업방해 등의 사유로 알려져 있다"며 "연찬회 만찬행사는 간소하게 열었다"고 밝혔다.

그날 학부모 자격으로 대명리조트 앞 항의집회에 참여했던 최양희(새정치민주연합)·송미량(노동당) 거제시의원은 14일 오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의회는 일방적 예약 취소에 따른 지역업체의 손실을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최양희·송미량 의원은 "정부의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로 지역의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와중에 도민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당일, 불과 승선 10분 전, 오찬 2시간 전 예약 취소로 지역 유람선사와 식당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으니, 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뒤에 숨어 업체와 학부모들 간의 싸움으로 몰고 가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도민들이 도의회를 신뢰하고 성원과 격려를 보낼 수 있도록 '의회답게, 의원답게' 처신하기 바란다"며 "도의원들은 일방적 예약취소에 따른 지역업체의 손실을 빠른 시일 내에 보상하고,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남도의회 #의원연찬회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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