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힐링누리길
유혜준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고양힐링누리길을 걸었다. 더운 날, 뭐하는 짓이냐고 하지 마시라. 녹음이 우거진 숲은 도심보다 4도~7도가량 낮다. 그러니 더위를 피하려면 숲으로, 산으로 가면 된다. 아무리 뜨거운 한낮이라도 숲에서는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은 걷느라 흘린 땀을 식혀준다.
10일, 우리가 걸은 길은 공양왕릉에서 고봉누리길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은 고봉누리길과 송강누리길을 이어주는 길이기도 하다. 고양힐링누리길 코스에 아직 들어가지 않았지만, 조만간 들어갈 예정이다. 작년에 이 길을 이으려고 서너 번 정도 걸었던 적이 있다. 결국, 걷기 좋은 길을 찾았고, 길은 이어졌다. 이날, 우리가 걸은 길은 10km 남짓.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었다. 걷다가 더위 먹을 일 있나, 유유자적 걷는 거지.
안보선 고양시청 녹지과 자연생태팀장, 정창식 주무관, 유정순 고양생태공원 생태해설사가 함께 걸었다. 유 해설사는 평소에 고양힐링누리길을 걷고 싶었는데, 마침 쉬는 날이라 짬이 났다면서 걷기에 참여했다. 덕분에 걷기가 더 즐거워졌다.
오후 1시, 공양왕릉 입구는 푹푹 쪘다. 무덤 속에 누워 있는 공양왕이 너무 더워서 도저히 못 참겠다면서 벌떡 일어나는 게 아닐까 할 정도였다. 하지만 폭염은 숲길이 시작되면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따가운 햇빛 가려 주는 고마운 숲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