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9일 밤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방학 중임에도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도 남보다 우수하고자하는 인간 본연의 감정은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행복지수 1위라는 '등수'에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경쟁 상대가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라 밖에 존재한다는 데 그 차이점이 있다. 나라 안에서는 서로가 경쟁상대가 아닌, 동지이자 형제인 것이다. 잘 짜인 사회시스템과 교육이 그런 정신양생을 가능케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린 그런 복지시스템을 견딜만한 정서적 자산이 없다. 학교에서는 경쟁에서 이기는 법만을 배우고 사회에서는 졸부들의 성공신화를 직접 보고 체험한다. 심지어 덴마크인들에게는 복지시스템에도 느슨해지지 않을 정신적 토대가 되어주는 그들의 종교가 (물론 계파는 다를 지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높고 큰 건물이 되어 한국판 중세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사회 분위기에 세뇌된 피해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난 성인이고 이제 가해자가 될 위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삶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초등학교에서부터의 교육, 정신적 교육임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과거 몸이 많이 아팠을 때, 온갖 병원을 다 돌아다녀도 정상이라는 말만 듣던 시절, 한의학은 내 병을 찾아내고 치료해주었다. 경험에 의해 한의학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도 학교에서 처음 한의학의 기초이론과 동양철학을 접했을 때 엄청난 혼란을 느껴야 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지난 대학교에서 배웠던 가치체계 등의 사고방식과는 완전 달랐던 것이다.
한의학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없었다면 과연 그 시절의 학문적 충격을 견딜 수 있었을까? 그 뒤 초등학교에서부터의 동양철학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그 목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이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부터의 교육의 힘을 강조한 이 책의 분석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경쟁관계에 찌들어버린 가치관, 이 책으로 돌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