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비틀' 북한산의 아찔한 등산객들

북한산 정상부 등산로... 옆에는 막걸리 술판이?

등록 2015.07.20 14:09수정 2015.07.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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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산 백운대 등산로 입구
북한산 백운대 등산로 입구김민규

평소에 산에 오르지 않는 사람들은 왜 매주 주말마다 등산복을 차려입고 산에 오르는지 모른다. 구태여 힘들고 위험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시간 낭비만 한다고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산에 한번 올라보면 다른 기분이 든다. 군대를 제대한 뒤 동네 야산도 몇 번 오른 적 없다가, 오랜만에 회사 워크숍 차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 올랐다.


북한산에 오른 날인 7월 17일, 국경일이지만 공휴일에서 제외된 제헌절의 북한산은 주말과 다르게 입구부터 한산한 모습이었다. 등산 초보인 나를 비롯해 대다수의 회사 사람들이 등산하기에 편했다.

산자락에서 만난 다람쥐

 산 중턱에서 만난 다람쥐
산 중턱에서 만난 다람쥐김민규

북한산성 쪽에서 북한산 백운대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 코스는 4.6km 정도다. 등산로 입구에는 언제부터인가 등산복을 파는 아웃도어 매장이 잔뜩 들어섰다. 북한산 등산로는 초반에는 매우 완만하다. 시작점부터 2km 지점까지는 등산로라기보다 산책로에 가깝다. 처음에는 오르기 쉬우므로 금방 올라갔다 내려오겠다고 생각했지만 금세 가파른 돌계단이 시작된다.

산에 오르는 중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끈 것은 웅장한 사찰의 모습도 멋진 절경도 아니었다. 바로 산 중턱에서 만난 다람쥐였다. 다람쥐는 등산객들을 보고도 달아나거나 무서워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휴식하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는 듯 가까이 와서 애교까지 부리는 모습이었다. 국립공원인 북한산에서 동물들에게 먹을 것을 함부로 주면 안 되지만 아양을 떠는 다람쥐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했다.

정상에 올라 내려다본 서울


 북한산 정상부에 있는 태극기
북한산 정상부에 있는 태극기김민규

북한산 정상부는 아찔한 암반으로 되어 있다. 난간을 붙잡고 홈이 팬 곳에 발을 놓고 조심히 올라야 한다. 중간마다 상당히 세찬 바람이 불어와 아래를 내려다보면 간담이 서늘해지기까지 한다.

드디어 정상에 올라 서울 시내 전경을 내려다봤다. 이날은 시계가 좋아 멀리 북한땅도 보이고 서해도 보였다. 직접 눈으로 본 멋진 모습은 사진으로 전부 담아내기가 힘들었다. 생각해보니 몇 년 전 오른 한라산도 백록담 전경은 기가 막혔지만, 집으로 돌아와 본 사진과 동영상은 너무도 평범한 모습이라 실망한 적이 있었다.


하산 직전에 소주, 막걸리라니

 아찔한 북한산 하산길
아찔한 북한산 하산길김민규

북한산 등산로는 상당히 위험한 편이다. 특히 정상부는 조금만 방심에도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낭떠러지이고 중턱 역시 가파른 돌계단 길이다. 그런데 정상부에서 간혹 술판을 벌이는 등산객들도 보였다. 등산로에 음주하지 말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산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위험하므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북한산 정상에 오르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다. 이 기분에 많은 사람이 산에 오르는 것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여전히 등산로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되고 술판을 벌이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예전보다는 줄었다고는 하지만 후진적인 모습이 여전한 것이다.

산에서 등산객의 부주의로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안전한 산행을 해야 한다. 기분에 소주 한 잔, 막걸리 한 잔 마시다 보면 언젠가 자신이 사고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e수원뉴스와 개인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산 #백운대 #음주등산 #등산객 #등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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