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도중 선관위 관계자의 'TV시청', 괜찮을까요?

중앙선관위, "규제 방안 마련하겠다"며 필요성 공감

등록 2015.07.22 10:26수정 2015.07.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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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직선거 개표 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TV를 보는 개표 종사자들이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는 전국 27군데 선관위의 2012년 대선 개표영상을 공개하였다. 영상을 살펴보니 경남 함양과 충북 청원구 개표 현장에서 위원장과 검열위원이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TV시청을 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전국의 개표 상황이 궁금했던지 줄곧 개표방송을 보며 개표 업무를 하였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전남 여수 개표장의 한 검열위원도 탁자에 스마트폰을 놓고 TV을 보며 개표하는 모습이 참관인의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이처럼 개표가 한창일 때 개표 종사자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따위를 이용해 'TV 시청'을 해도 무방할까?

a 스마트폰으로 TV시청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스마트폰으로 TV 보는 여수선관위 검열위원들

스마트폰으로 TV시청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스마트폰으로 TV 보는 여수선관위 검열위원들 ⓒ 정병진


현재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다 경찰에 단속되면 범칙금 6만원(승합차는 7만원)에 벌점이 15점이다. 이는 신호위반과 속도위반(20km초과)의 경우와 똑같은 범칙금과 벌점 부과에 해당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는 5720만 8천 명에 달한다. 그중 스마트폰 사용자는 4,056만 명(70.9%)나 된다. 스마트폰이 가히 생필품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그런데 경찰은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을 왜 강력히 규제하는 것일까? 차량이 한창 달리는데 휴대폰을 사용하다간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가 날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는 운전자 본인만이 아니라 애꿎은 다른 사람에게도 큰 피해를 안기곤 한다.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의 단속이 불가피한 이유다.
a 스마트폰 TV 시청 대선 개표 당시 스마트폰으로 TV보는 청원구선관위 위원

스마트폰 TV 시청 대선 개표 당시 스마트폰으로 TV보는 청원구선관위 위원 ⓒ 정병진


공직선거 개표 도중에 선관위 위원이나 직원들이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해 TV를 시청하는 일도 교통사고 못지않게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공정하고 정확한 개표를 위해서는 선거인의 단 한 표라도 잘못 구분되면 안 된다. 개표할 때 여러 단계의 복잡한 검표 과정을 거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욱이 '개표'야말로 선관위의 핵심 업무에 속한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지방선거에서는 한 표의 차이로 당락이 갈리기도 한다. 개표를 맡은 선관위 관계자라면 마땅히 정신 바짝 차리고 개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개표 종사자가 휴대폰과 태블릿으로 TV 시청을 하느라 한 눈 팔면 개표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정확한 개표를 기대하기 어렵다.

"개표 도중 선관위 관계자의 TV시청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21일 중앙선관위 선거과 관계자는 "공감한다. 내년 총선 전까지 매뉴얼이나 지침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관위 #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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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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