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이완구 전 총리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완구 전 총리가 5월 1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특별수사팀이 있는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희훈
"목숨을 내놓겠다"라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목숨을 걸고 마지막 메모를 남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진실 공방이 마침내 시작됐다.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엄상필)는 이완구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심리하기 위해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4일 충청남도 부여·청양군 재선거 출마 당시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은 피고인 출석이 의무가 아니어서 이 전 총리는 불출석했다.
자원외교 비리의혹 수사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회장은 사망 당일(4월 9일)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지난번 재·보궐선거 때 선거사무소에 가서 이 양반(이완구)한테 3000만 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라고 말했다. 이후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는 그와 측근들의 진술, 계좌 추적 등을 바탕으로 이 전 총리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 7월 2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총리는 줄곧 결백을 주장해왔다. 지난 4월 14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그는 "만약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라고 말했고, 같은 날 취재진에게는 "(재선거 당시 성 전 회장이 선거사무소에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본인과 그런(돈 거래한) 사실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사퇴 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고등검찰청을 찾은 5월 14일에도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항변했다.
이완구와 성완종, 진실은 어디에이완구 전 총리의 변호인 이상원 변호사 역시 22일 법정에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다만 공판준비기일 직전에 새로 사건을 맡게 돼 충분히 기록 검토를 하지 못했다며 공소사실 세부 내용을 어떻게 부인하는지, 검찰에서 제출한 증거들을 채택하는 데에 동의하는지 등은 다음 기일까지 정리해오겠다고 덧붙였다. 또 진술자 신빙성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검찰이 재판부에 내지 않았더라도 수사과정에서 나온 기록이 있다면 열람등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는 검찰은 빠른 공판 진행을 원하고 있다. 주영환 부장검사는 "공여자(성 전 회장)의 사망으로 그를 조사할 수 없어서 공여자가 남긴 육성으로 수사에 착수, 광범위한 수사로 진술보다 증거 가치가 높은 물증을 찾아내는 등 공소사실을 입증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시간의 경과나 기타 외부 요인으로 참고인들의 기억이 흐려지거나 오염될 수 있다"라면서 "객관적 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선 신속한 재판 진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일단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어 관련 증거와 쟁점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또 신속한 재판을 위해 준비기일에 제출한 증거들만 조사하고, 향후 공판은 집중심리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완구 전 총리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8월 3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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