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반노조 부산합동양조 현장위원회 송복남 총무부장과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부산지회 심정보 조합원의 부산시청 앞 광고탑 고공농성이 24일로 100일을 맞았다.
정민규
내리쬐는 햇볕을 그대로 받아내고 있는 지상 10여 미터 위 광고탑 안은 들어온 열기를 뱉어내지 않는 찜통이다. 한 평 남짓한 그 공간. 허리를 채 다 펼 수 없는 이곳에서 2명의 사내가 100일을 견뎠다.
신화 속에서 곰은 동굴 안에서 이 시간을 견뎌 사람이 됐지만 이들은 여전히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를 외치고 있다. 외침에 대한 세상의 메아리는 아직 작다.
지역의 대표적 막걸리 브랜드인 '생탁'을 생산하는 부산합동양조의 일반노조 현장위원회 총무부장인 송복남(54)씨과 택시노동자인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한남교통분회의 심정보(52)씨가 함께 벼랑에 선 것은 세월호 참사가 1년을 맞았던 지난 4월 16일이었다.
그때만 해도 2명의 노동자는 추위와 맞서야 했다. 계절이 바뀌어 지금은 더위와 폭우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하지만 찌는 듯한 더위도, 구석구석 새는 비를 피해 웅크리고 쪽잠을 자야 하는 현실보다도 힘든 것은 세상이다. 농성 100일을 맞은 24일 기자와 휴대전화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눈 송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측과 다수 노조의 싸늘한 반응... 정치권·부산시 중재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