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리가 먼저 둥지를 떠났는데, 남은 새끼 몇 마리는 멀거니 바깥만 내다본다. 아무래도 두려워 하는 듯하다.
최종규
그런데 새끼 제비가 처음 둥지를 벗어난 이날에도 참새 한 마리가 새끼 제비한테 다가오려 합니다. 어미 제비는 참새를 한 번 쳐다보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돌리고 새끼들을 바라봅니다. 참새는 멀거니 제비를 보다가 저도 고개를 돌립니다.
이렇게 한동안 둘이 나란히 앉았는데, 다른 어미 제비가 날아오니 참새가 떠납니다. 다른 어미 제비는 새끼를 지키던 어미 제비한테 무어라고 한참 지저귀더니, 새끼를 지키던 어미 제비 입에 벌레 한 마리를 넣어 줍니다. 어미 제비 두 마리는 서로 몫을 나누어 하나는 새끼한테 저지레를 할 녀석이 없도록 지키고, 다른 한 마리는 제 짝한테 먹이를 물어다 주는군요.
이리하여 2015년 올해 우리 집 제비집에서 새끼 제비가 씩씩하게 세 마리 깨어나서 어른 제비로 큽니다. 그런데, 둥지에 아직 어린 새끼 제비가 있습니다. 어린 새끼 제비는 그야말로 말똥말똥 바깥을 내다보기만 할 뿐 조금도 밖으로 나올 엄두를 못 냅니다. 먼저 밖으로 나온 새끼 제비가 둥지로 날아들어서 "얘들아, 너희도 이제 나와!" 하고 지저귀는구나 싶은데, 둥지 앞에서 날갯짓을 보여주는데, 이래도 꼼짝을 않습니다.
떠날 준비를 하는 어린 제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