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해운대 여름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해수욕장 순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정민규
형사사건 발생은 지난해에 비하면 줄어들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성폭력·절도·폭력 사건이 37건 발생했던 반면 올해는 지금껏 19건이 발생했다. "생각보다 적은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경찰서에서 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변준석 경장이 "외부에선 여름 해운대에서 많은 범죄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는데 그 정도로 무법천지는 아니다"고 웃으며 말했다.
피서객이 몰리는 오후부터 기자도 순찰에 동행했다. 여름경찰서 경찰관들은 제복부터가 참으로 '여름경찰서'스럽다. 챙이 넓은 모자와 파란색 반소매 티셔츠, 선글라스, 남색 반바지에 아쿠아슈즈가 보급품으로 지급된다. 여기에 더해 토시와 선크림까지 발라야 순찰 준비는 끝이 난다.
3명이 1조를 이뤄 순찰에 나섰다. 앞서 가던 정영우 경장의 허리춤에 찬 장구류 벨트가 제법 묵직해 보였다. 38구경 권총, 수갑, 삼단봉이 달린 장구류 벨트는 3~4kg가량이 나간다고 했다. 허리가 아프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저는 괜찮은데 어르신들은 무거워하시더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말하면서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정 경장은 "몰카나 절도가 의심되는 곳을 유심히 본다"고 했다.
묵묵하게 도보 순찰을 하는 경찰들과 달리 기자의 머릿속은 30분 만에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채워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부산 금정구는 36.4도를 기록했다. 부산 지역의 불쾌지수는 81.8로 4단계로 나뉘는 불쾌지수 중 최고 단계였다. 통상 80 이상이면 대부분이 불쾌감을 느낀다고 본다. 40분 남짓의 순찰을 하고 경찰서에 들어서자 시원한 물이 벌컥벌컥 잘도 넘어갔다. 내근자들이 순찰조를 위해 숭덩거리며 썬 수박을 한 입 베어 물자 더위까지 함께 꿀꺽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한숨 돌리고 다시 순찰에 나서는데 신고가 접수됐다. 흡연 단속에 걸린 남성과 구청 단속반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는 신고였다. 금연 지역인 줄 모르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는 남성이 단속을 인정할 수 없다고 버티는 통에 단속반이 경찰을 불렀다. 사법권이 없는 단속반 입장에서는 단속 대상이 신분증 제시를 거부할 경우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 사이의 중재도 경찰이 해야 할 일이었다.
'몰카' 현행범으로 잡혀 온 남성 "몰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