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호 대표
김영숙
"올해로 3년째인 '만수동 오리지널 축제'를 8월 29일과 30일에 합니다. 작년까지는 만수6동에서 했는데 올해는 만수2·6동과 간석2동 등, 동별로 예산이 내려와 동별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인천문화재단 공모사업인 이 축제는 초창기 만수6동에 살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기획단을 구성해 주민들을 찾아가, 그들의 재능을 축제에서 함께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처음엔 지역 상인들이 반대하고 인식도 좋지 않았지만, 축제를 치르고 나자 달라졌다. 사람들이 모이니 매상이 올라 상인들도 좋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동네축제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다.
남구 주안동에서 태어난 정 대표는 만수6동에서 23년째 살고 있는 이 동네 토박이다. 정 대표와 함께하는 상근활동가 네 명도 인천의 문제를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데 뜻을 함께해 단체를 결성했다.
동네를 꿈꾸는 놀이터로 만들고 싶어 시작한 일 2012년 가을, 경기도 부천에서는 '광끼 씨티'라는 축제를 열었다. 도심 한가운데서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참여형 시민축제였다. 당시 기획단에 참여한 사람들이 이런 마을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해, 마을공동체를 고민한 사람들과 2013년 3월 마을기업으로 법인을 등록했다. 그것이 바로 '뜻'이었다. '뜻'의 뜻이 궁금했다.
"이름을 고민하다가 '우리의 비전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정하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누군가 '꿈꾸는 문화놀이터야. 그게 우리의 뜻이야'라고 말해, '꿈꾸는 문화놀이터 뜻'이라고 이름을 정했죠."
다소 즉흥적인 듯도 했지만 참신하다는 생각이 우선했다.
정 대표를 포함해 상근활동가 다섯 명은 각자 문화예술 활동을 지역에서 꾸준히 해왔다. 연극ㆍ댄스ㆍ음악ㆍ문화기획 등의 재능을 가지고 인천지역 안에서 길거리 공연으로 시민들과 만났다. 이렇게 활동하면서 문화예술을 향유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으로 마을기업을 시작한 것이다.
"'마을에서 왜 문제가 일어날까. 그 문제를 문화예술로 해결하면 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했어요. 이름처럼 마을을 꿈꾸는 놀이터로 만들고 싶습니다."나보다는 공동체를 생각하는 힘으로'뜻'은 크게 세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기획ㆍ교육ㆍ공동체 사업이 그것인데, 기획 사업은 지역의 축제나 공연을 위탁 또는 자체 기획해 진행하는 것이다. 교육 사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을 하는 것이고, 공동체 사업은 주민들과 청소년들이 문화예술 활동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할 때 '뜻'의 공간을 빌려주거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뜻'의 공간은 업무 처리 공간을 최소화하고 '상상카페'라는 이름의 공간을 우선시했다. 청소년들과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최소의 비용으로 맘껏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마을기업 운영이 아직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지만 기반을 잡은 듯 보였다. 정 대표는 팀원들의 단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초기 자본금도 없이 마을기업 지원금만으로 시작했어요. 사업비만 지원받고 인건비나 공간 운영비 등은 자체 조달해야 했는데,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팀원들의 희생과 단결력이라 생각해요. 개인보다는 단체와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이 컸기에 가능했죠."젊어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젊다고 다 되는 건 아니죠. 저희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요. 경쟁이라는 구도에서 살아남는 게 아닌,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사람답게 살며 타인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삶이요. 그 꿈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다소 추상적이라는 질문에, 이런 뜻을 이룰 수 있는 지역거점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구 단위에서 가능하면 동 단위까지.
"제가 어릴 때 살던 동네와 지금 동네의 모습이 달라졌어요. 어릴 때 동네 모습이 사라진 거죠. 공동체란 개념이 없어지고 이웃 사촌이란 말도 없어졌어요."자발적으로 정한 원칙 다섯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