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숭의로터리 분수대, 야간 조명인천시 남구 숭의로터리 분수대가 고장난 채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문제가 생기기 전 야간 조명과 함께 작동되는 모습.
사진=인천시 남구 제공.
지역 랜드마크인 인천 숭의로터리 분수대가 남구와 구시설관리공단의 관리 부실로 심각하게 파손된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가 '2015 프레지던츠컵 대회'에 맞춰 분수대 보수작업을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사실상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10일 시에 따르면 1979년 지어진 숭의로터리 분수대(바닥 1천17㎡, 수조 547㎡, 용량 230t)는 인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단일 분수대로서 인천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명실상부 지역 랜드마크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 분수대 수조에 대규모 균열이 발생해 물이 새기 시작하며 가동이 전면 중지됐다. 당시 구시설관리공단은 수도요금으로 월평균 100여만 원(연간 1천650여만 원)을 납부하던 것이 갑자기 월 1천만 원으로 급증하자 조사를 통해 누수 현상을 인지했다. 결국 공단 측은 누수에 따른 도심 속 '싱크홀' 발생 등을 우려해 2013년 9월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인천시는 2년 가까이 가동을 멈춘 숭의로터리 분수대를 오는 10월 6일 개막하는 프레지던츠컵에 맞춰 보수 후 선보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중앙정부에 국비 3억 원 지원을 신청했다. 인천 교통 중심지에 위치한 숭의로터리가 프레지던츠컵이 열리는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을 국비지원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행자부는 '타당성 부족'으로 예산 지원을 거절했다.
시는 차선책으로 관할 남구에 자체 예산으로 수리하라는 공문을 내렸지만 예산이 넉넉지 못한 남구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 A(45)씨는 "여름밤이면 화려한 LED 조명과 함께 시원한 물줄기가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는데 올해는 볼 수 없어 안타깝다"며 "분수대 역할 중 하나인 도심의 열섬 현상을 잡아 더위를 식히는 기능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구에 프레지던츠컵 개막 전 수리와 가동을 요청했으나 재정이 부족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시설공단 관계자는 "예산도 부족하지만 수조와 바닥 전부를 보수하려면 짧은 기간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경찰서와 보안 협의를 비롯해 수압 계산을 근본적으로 다시 해야 하고, 싱크홀 등 문제도 있기 때문에 단순 방수업체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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