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 <인타임>
(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시간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은 꽤 많다. 대부분은 시간 여행을 소재로 다룬다. 기억에 선명한 <백 투 더 퓨쳐>부터 최근작 <어바웃 타임>이나 <타임 패러독스>, <엣지 오브 투모로우>까지. 그런 걸 보면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바꾸고 싶은 욕망은 보편적인가 보다.
이외에 산업화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재치있게 그려낸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도 있다. 나이를 역행하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연대기적인 구성으로 그려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있다. 이 영화 또한 많은 사람이 회자하는 시간에 관한 영화일 것이다. 상상력 넘치는 여러 영화 가운데 <인타임>은 시간 그 자체라 생명인 가상 세계를 그려낸 영화다. 그야말로 획기적인 영화이고, 여러 면에서 다시 볼만하다.
<인타임>의 핵심 역시 '시간'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시간에 대한 착취, 불평등한 시간의 분배가 핵심이다. 시나리오상 사람들은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왼쪽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에 1년을 제공 받는다.
팔뚝에는 년, 주, 일, 시, 분, 초 단위로 남은 시간이 표시된다. 이 시간으로 음식을 사고, 버스를 타고, 집세를 낸다. 이를테면, 커피 1잔은 4분, 버스 요금은 2시간, 권총 1정은 3년, 스포츠카 1대는 59년의 시간으로 구매할 수 있다.
시간(생명)과 재화의 교환은 전자화폐와 같은 역할을 한다. 모든 비용은 자신의 시간으로 차감된다. 마이너스는 없다. 시간을 나타내는 숫자 13자리가 0이 되는 순간 그 사람은 즉시 사망한다. 시간을 다 쓴다는 것은 생명이 다함을 의미한다. 영화는 이렇게 모든 비용이 시간으로 계산되는 가상의 미래 사회를 표현하고 있다.
한 장면을 보자. 주인공의 엄마 역 올리비아 와일 드는 은행에서 버스요금(1시간)과 약간의 여유 시간을 남겨 두고 밀린 이틀 치의 대출금을 갚는다.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오르려는데 버스 기사는 버스 요금이 올라서 2시간을 내야 탈 수 있다고 한다.
1시간 30분밖에 없었던 그녀는 '30분이 부족해' 버스를 탈 수 없었다. 그녀는 결국 2시간 거리를 필사적으로 뛰어야 했다. 그래야 일당을 받은 아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기다리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죽을힘을 다해 뛰었지만, 아들을 몇 미터 앞에 두고 시간을 다 써버린 그녀는 생을 마감하고 만다.
시간이 생명 자체이기 때문에 시간 낭비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매일매일 노동을 해도 시간이 빠듯하게 주어지니 항상 시간 부족인 사람들은 부산스럽고 걸음걸이는 빠를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생명인 세계'를 보여주는 <인타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간 낭비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재치 있게 그린다.
데이톤 사람의 모습은 우리네 자화상